[전영수의 로컬리즘] 로컬현장이 보여줄 이민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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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다녀왔다.
2가지 '일본스럽지 않은 모습'에 놀랐다.
일본은 왜 이리 됐을까? 일본만의 일일까? 오래된 미래와 내일의 한국으로 비유되는 일본 사례는 '벤치마킹 대 반면교사' 가운데 하나다.
이때 일본을 뛰어넘는 한국형 이민가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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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선행사례 참고할만
저출생발 일손부족 심각
외국인력 확대 시대조류
농산어촌 공간 우선 활용
대도시로 확장 적용 수월
일본을 다녀왔다. 연말연초에 엔저호재로 해외여행객이 상당했다. 30년 장기·복합 불황 디플레이션을 딛고 선 경제 활력도 적게나마 체감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좋아지는 분위기다. 단 온기격차는 매섭다. 엔저수혜 기업은 벌어도 임금정체 가계는 힘들다. 이 와중에 확실해진 건 달라진 일본이다. 2가지 ‘일본스럽지 않은 모습’에 놀랐다. 첫째, 사라진 여유와 줄어든 배려다. 저성장·재정난·인구병의 축소경제가 빚어낸 패배감 탓일 터다. 둘째, 빈틈을 메운 외국인과 이민이슈다. 어디든 외국인 없는 공간이 없다.
일본은 왜 이리 됐을까? 일본만의 일일까? 오래된 미래와 내일의 한국으로 비유되는 일본 사례는 ‘벤치마킹 대 반면교사’ 가운데 하나다. 더욱이 꽤 닮았다. 경제·사회 변화로 좁히면 한일만큼 빼닮은 집단도 드물다. 직주락(職住樂) 생활구조는 더 그렇다. 이 때문에 변화양상·인과구조를 위한 일본분해는 필수다. 특히 인구감소에 따른 시대변화는 일본만 한 선행샘플이 없다. 총인구감소 1호(일본 2016년)를 맹렬히 뒤쫓는 2호(한국 2020년)의 숙명에 가깝다. 실제 서구사회는 이민인구 덕에 총인구는 대부분 미약하나마 증가세다. 즉 일본의 오늘에 한국의 내일을 물어보는 건 유의미한 접근일 수밖에 없다.
모든 건 인구병 때문이다. 2024년 일본사회는 인구변화의 후폭풍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인구가 줄면 이렇게 된다는 실존형 시나리오로 제격이다. 저출생·고령화의 시대변화가 전면에 안착된 결과다. 압축하면 축소사회와 이민사회다. 인구감소로 생산·소비 여력이 줄며 저성장형 축소경제는 불가피해졌다. 제로금리가 뒷받침한다. 그럼에도 밸류체인은 돌아가야 하니 노동 공급은 필수다. 저출생발 청년감소를 벌충해줄 손쉬운 일손부족은 해외공급뿐이다. 국가적 리크루팅으로 노동부족을 메우는 차원이다. 물론 이민정책은 1990년대부터 문호를 넓혔다. 다만 당시는 선심성 흉내 내기였다면 지금은 고육지책이다. 인원·분야·기간·조건 모두 천양지차다. 아니면 일본사회는 멈춰설 수밖에 없어서다.
인구변화와 동반된 이민확대는 시대조류에 가깝다. 인구감소와 쇄국경제는 동행할 수 없어서다. 부정적으로 볼 필요·이유는 없다. 부작용은 줄이고 시너지를 높이는 게 좋다. 구태의연한 고정관념도 별로다. 시대가 변하면 생각도 바뀌는 게 맞다. 일본 사례를 통한 반면교사·벤치마킹의 이중 효과를 기대할 때다. 접근방식은 ‘해외·선행 사례→국내·적용 실험’이 바람직하다. 외국인·이민이 사회의제로 뜨기 전에 비용최소·편익최대를 위한 맞춤대응에 나서자는 얘기다. 다행스럽게도 충분히 준비된 실험대상은 많다. 농산어촌의 로컬공간이다. 1차산업 등 토대·뿌리 산업을 보건대 일본과 다를 게 없다. 여기서 유기·분업적인 공생·협력 모델을 완성해야 대도시로의 확장적용이 무난해진다. 이때 일본을 뛰어넘는 한국형 이민가치가 기대된다.
그간의 ‘로컬+이민’은 감춰진 이슈였다. 대개는 스쳐지나는 일회성 사회현상일 뿐이었다. 다만 도쿄처럼 대도시로 확장·안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반발과 갈등·대결까지 우려된다. 실제 문화충돌에 따른 사회문제로 비화되기 일쑤다. 그렇다고 쇄국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유지불능을 뜻할 따름이다. 이민경제학을 완성할 로컬현장의 다양·특이한 수많은 시범사업이 필요한 이유다. 안타깝게도 도쿄여행에서 ‘더 나쁜 한국 상황’이 자주 떠올랐다. 출산율 1.27명(2022년)인 일본을 추월한 한국의 0.7명(2023년 2·3분기)이 한층 걱정된 탓이다. 그렇다면 이민파고도 더 빠르고 거셀 수밖에 없다. 예고된 경고를 착실한 준비로 맞을 때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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