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실, 모든 부처 복무기강 점검 착수

김동하 기자 2024. 1.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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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前 정치권 줄대기 등 차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부총리-장관급 임명장 수여식에서기념촬영을 마친 최 부총리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뉴시스

대통령실이 최근 전 부처에 대한 복무 점검에 나선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직자들의 정치권 줄 대기 등 정치 중립 위반 시비를 차단하고 공직 사회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대대적인 감찰에 나선 것이다. 여권에선 “이번 복무 점검이 최근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말도 나온다. 여권 수뇌부의 충돌이 자칫 공무원들의 복지부동 등 기강 해이로 연결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뜻이 담겼다는 얘기다.

대통령실은 지난 22일부터 공직기강비서관실 소속 행정관들이 직접 부처를 방문해 복무 실태 등을 점검하고 있다. 복무 점검은 2주 일정으로 진행되며 공무원 근무 태도와 국가공무원법 위반 여부 등이 집중 점검 대상이라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총선 분위기에 편승한 기강 해이나 정치권 줄 대기 등을 점검하는 한편 공무원들의 애로 사항도 청취할 것”이라고 했다.

현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이 전 부처를 상대로 복무 점검에 나선 것은 작년 8월 ‘새만금 잼버리 파동’ 이후 두 번째다. 작년 점검 때는 잼버리 대회 부실 운영과 관련해 공직 사회의 업무 미숙과 부처 간 칸막이 등 공직 기강 해이 문제가 대대적으로 노출된 상황이었다. 그런 만큼 이번 복무 점검 때도 통상적인 복무 점검을 넘어 공직 사회 기강 해이에 초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새해 들어 부처 간 칸막이 등 부처 이기주의 행태와 정책 홍보 부실 등에 대해 질타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점검도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이 새해 대대적인 복무 점검에 나서자 공직 사회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이 작년 연말 대대적인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과 중폭 개각에 이어 공직 기강 다잡기에 나선 배경을 두고도 이런저런 해석이 나온다. 한 부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면서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정작 당정 수장이 충돌하면서 공직 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여소야대 국회 의석 구도 아래 당정이 뭉쳐도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고위 공무원은 “당정 수뇌부가 총선을 앞두고 충돌하면서 정책 추진 동력이 더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이 국회에 처리를 당부한 50인 미만 사업장에 27일부터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법안이나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도 여전히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이 작년 말부터 강조하고 있는 ‘부처 칸막이 제거’ 역시 공직자들이 움직여야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과의 갈등 수습에 나서는 한편 복무 점검을 통해 공직 사회 이완을 막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복무 점검은 비위 적발보단 공직 사회 분위기를 다잡는 쪽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과 별도로 국무총리실에서도 최근 공직자 복무 실태를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출마자들이 다수 발생하면서 나올 수 있는 공직 사회 동요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한 달여 공석으로 있던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을 지명한 것도 법무 행정 공백 장기화를 막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관가에선 애초 법무차관 직무대행 체제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인사 관련 결정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복무 점검을 통해 국정 과제 이행 실태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신년 들어 각 부처에 성과를 주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부처 간 벽 허물기를 통해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자리에 앉아서 보고만 받는 것과, 현장에 나가서 직접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업무를 대하는 ‘절실함’에서 차이를 만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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