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같다-참리더", SK렌터카 '파이널' 이끈 강동궁-레펀스 '4년 브로맨스'[인터뷰]

김성수 기자 2024. 1.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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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SK렌터카를 창단 원년부터 이끈 두 기둥인 '주장' 강동궁(43)과 '맏형' 에디 레펀스(54·벨기에). 그들의 '브로맨스'는 함께한 세월만큼이나 달달하고 단단했다.

특유의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SK렌터카 강동궁(왼쪽)과 에디 레펀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SK렌터카는 23일 오후 9시30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B 4차전에서 크라운해태를 세트 스코어 4-1로 꺾었다. 이로써 SK렌터카는 시리즈 3승1패로 창단 첫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다. 파이널은 SK렌터카와 하나카드의 7전4선승제로 이뤄지며, 24일 오후 4시에 곧바로 1차전을 시작한다.

SK렌터카는 이날 열린 4차전에서 초반부터 치고나갔다. 1세트 남자복식에서 주장 강동궁이 6이닝에 하이런(한 이닝 최다득점) 5득점을 몰아치며 11-6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진 2세트 여자복식의 주인공은 SK렌터카 강지은이었다. 강지은은 1이닝부터 2연속 뱅크샷(2점) 포함 5득점을 몰아치며 팀에 리드를 선사했고, 세트 승리를 위한 9점 중 홀로 7점을 내며 9-4로 세트 스코어 2-0을 만들었다.

SK렌터카는 3세트 남자단식에서 강동궁이 크라운해태 마르티네즈에게 11-15로 패하긴 했지만 4세트 혼합복식에서 조건휘-히다 조가 9-5로 이겼다. 5세트 남자단식에서 레펀스가 오태준에 1-4로 밀렸지만 7이닝 무려 하이런 10점을 올리며 기적의 11-4 역전승을 이뤘다. 세트 스코어 4-1로 이기며 창단 첫 파이널로 향한 SK렌터카다.

SK렌터카는 팀리그 원년인 2020~2021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두 시즌 연속으로 포스트 시즌에 닿지 못했다. 이를 딛고 올 시즌 파이널 진출에 성공하며 팀 창단 최고 성적을 냈기에 분위기는 하늘을 찔렀다.

ⓒPBA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주장 강동궁과 맏형 레펜스는 팀리그 원년부터 SK렌터카를 이끌어온 기둥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생각하는 올 시즌 SK렌터카의 호성적 비결은 무엇일까.

강동궁은 "팀 선수들 모두 당구에 진심이었고 사랑을 쏟았지만, 승부욕은 조금 아쉬웠다. 상대팀은 맹수의 표정을 짓는데 우리 팀은 순한 양 같더라"며 "이후 구단, 레펀스와 함께 팀의 소극적인 부분을 보완해왔고,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임해주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 이전에는 '내가 혼자서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면, 지금은 '내가 지더라도 뒤를 받쳐줄 팀원들이 있다'는 믿음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레펀스는 팀 구성원들의 경험과 정신력을 칭찬하면서, 전략상 후반부 세트에 배치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있는 응오딘나이(베트남)를 언급했다. 그는 "응오딘나이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아직 한 번도 뛰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실력과 신뢰의 문제가 아닌 단지 팀의 전략상 결정이며, 그는 충분히 강한 선수다. 이번 파이널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응오딘나이는 서운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팀의 상황을 모두 이해하고 진심으로 응원하는 '프로페셔널' 그 자체다. 그에 대해 굉장히 깊은 존중과 존경을 갖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레펀스는 승부를 결정짓는 5세트 마지막 샷을 성공한 뒤 팀원들을 바라보며 아이처럼 뛰면서 기뻐했다. 팀의 맏형이지만 정말 순수하게 승리를 만끽하는 모습으로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에 레펀스는 "많은 선수들이 개인 투어 우승을 바라지만, 나는 팀 리그에서 우승하는 게 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질 때 같이 슬퍼하고, 이길 때 같이 기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게 팀리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귀한 감정"이라고 밝혔다. 평소 'PBA 신사'로 정평이 난 레펀스다운 답변.

ⓒPBA

각각 주장과 맏형으로서 팀리그 원년부터 4시즌 째 SK렌터카를 이끌며 동고동락한 강동궁과 레펀스. 이들의 '브로맨스'는 기자회견장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강동궁은 "20년 넘게 당구 선수 생활을 하며 알고 지내왔지만, SK렌터카 팀원으로 함께 한 4년이 더욱 각별하다. 나를 '리더'가 아닌 '사람'으로 먼저 생각해주는 친형 같은 존재"라며 "당구 실력에 자신 있는 사람끼리 모이면 자존심을 내세울 수도 있는데, 레펀스와 지낸 4년 동안 단 한 번도 얼굴을 찌푸릴 일이 없었다. 팀을 이끌 때도 많은 도움을 주는 고마운 형"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레펀스 역시 "우리의 주장 강동궁은 환상적인 선수고 더할 나위 없는 리더다. 존경 받아야할 선수이자, 너무도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강동궁은 마지막으로 "팀과 팀원들을 믿고 있다. 파이널에 앞서 많은 이야기를 할 거고, 최선을 다하며 파이널을 즐길 것이다. 여기까지 온 이상 이룰 건 우승뿐이다. 해바라기처럼 선수들을 믿어준 SK렌터카 구단에도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레펀스는 "구단의 지원 덕분에 한국을 고향처럼 생각하게 됐다. 이제 우승이라는 선물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두 선수의 브로맨스는 마지막까지 빛을 발했다.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정할 때 강동궁이 레펀스와의 세리머니 포즈를 제안했고, 이는 결국 기사의 메인 사진이 됐다. 사진을 찍은 후 '동생' 강동궁이 '형' 레펀스에게 전한 말에서 훈훈함을 느낀 것은 덤이었다.

"서로의 얼굴을 오래 쳐다보는 게 가능하네. 원래 잘 못하는데."

ⓒPBA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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