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 콧방귀 끼던 헤일리, 이제 "여자가 승리"... 남녀 대결 띄웠다

조아름 2024. 1. 24.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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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을 '남녀 성(性) 대결'로 띄우고 있다.

경선에 나선 후보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던 헤일리 전 대사가 '여성 혐오'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양자 대결 구도가 되면서 여성 유권자 표심 공략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후보 경쟁을 남녀 대결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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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양자 대결 "최고의 여성이 승리"
막말·여혐 맞서 뉴햄프셔 경선 역전 노려
로이터 "힐러리 이어 트럼프에 패배" 예상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니키 헤일리(가운데)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22일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의 한 유세장에서 지지자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 맨체스터=EPA 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쟁을 '남녀 성(性) 대결'로 띄우고 있다. 경선에 나선 후보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던 헤일리 전 대사가 '여성 혐오'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양자 대결 구도가 되면서 여성 유권자 표심 공략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후보 경쟁을 남녀 대결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하루 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경선에서 중도 하차하면서 양자 구도로 좁혀지자 헤일리 전 대사는 "이제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만 남았다. 최고의 여성이 승리하길"이라며 사실상 성 대결의 운을 띄웠다.

그는 이번 후보 경선 과정에서 성별을 특별히 부각하지 않았다. 대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유엔 대사 등 외교와 행정 경험을 강조했다. 당내 남성 경쟁자들의 '성차별' 발언을 일일이 반박하며 비판하지 않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새대가리'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에도 별다른 반응을 안 보였고, 한때 공화당 다크호스로 주목받던 비벡 라마스와미 후보가 자신의 하이힐을 겨냥했을 때도 "이건 패션이 아닌 무기"라고 받아치는 여유를 보였다.

그랬던 헤일리 전 대사가 역전을 노리는 23일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여성이란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앞서 헤일리 캠프는 여성들로 구성된 자원 봉사자 그룹 '니키를 위한 여성들'을 꾸렸다. 과거 북한에 억류됐다가 석방 직후 숨진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모친 신디 웜비어의 지지 연설을 담은 광고도 최근 내보냈다. 웜비어는 "유엔 대사였던 헤일리가 세상이 오토를 잊지 않도록 엄마, 친구, 싸움꾼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프라이머리는 헤일리 전 대사의 여성 강조 전략이 먹힐지 가늠할 시험대이기도 하다. 뉴햄프셔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서퍽대·보스턴글로브 여론조사 결과 헤일리 전 대사는 36%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쳐 트럼프 전 대통령(53%)에 크게 뒤졌다. 하지만 여성 유권자 조사에선 43%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4%)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물론 한계도 분명하다. 당내 반(反)트럼프 정서를 토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엔 화력이 부족하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는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여성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시도를 무너뜨렸다"며 "헤일리가 다음으로 넘어질 여성이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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