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하러 가도 "예약 손님만 받아요"…헛걸음하는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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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부천에 사는 이모씨(50대·남)는 지난해 연말 동네 미용실을 찾았다.
이씨는 "예약을 했냐"는 미용사에게 "하는 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미용실을 방문해도 예약하지 않았으면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이홍주 교수는 "효율적으로 응대하려는 업주의 생각과 방문계획을 확보하려는 마케팅 전략에 따라 미용실 예약제는 앞으로 더욱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예약 방법이나 문화에 서툰 소비자 계층은 아주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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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하고 오셨어요?"
경기도 부천에 사는 이모씨(50대·남)는 지난해 연말 동네 미용실을 찾았다. 이씨는 "예약을 했냐"는 미용사에게 "하는 법을 모른다"고 답했다. 결국 이씨는 이날 머리카락을 자를 수 없었다. 이씨는 "내부에 손님도 없었는데 예약하지 않았다고 내보내서 황당하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제 미용실에 갈 때 20대 아들에게 도와달라고 한다.
충북 청주시 주민 오모씨(50대·남)는 최근 새해를 맞아 머리를 깎으려 주말 아침 집 앞 한 미용실에 방문했다. '커트도 예약이 필수'라는 말에 그 자리에서 예약 방법을 물어 네이버 예약을 시도했으나 예약은 이미 꽉 차 있었다. 오씨는 "염색이나 파마 말고도 커트가 예약이 필요한 줄 몰랐다 무척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최근 예약제로 운영되는 미용실이 늘어나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미용실을 방문해도 예약하지 않았으면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예약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의 불편이 크다.
한국화장품미용학회지에 2021년 9월 기고된 코로나19 이후 미용실의 예약 시스템 실태 변화 연구에 따르면 예약제로 운영하는 미용실이 2020년 이후 5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곳 중 한 곳 이상이 예약제로 운영한다는 뜻이다.
실제 23일 서울 왕십리 일대 미용실을 살펴본 결과 총 27곳 미용실 중 24곳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24곳 모두 예약하지 않는 손님을 받긴 하되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예약 손님이 많으면 상황에 따라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이용객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지만 인건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예약제 운영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화장품미용학회 명예회장인 김주덕 교수는 "고객을 받는 시간을 정해 인건비를 줄이려는 추세"라며 "예약제로 운영하면 손님이 없는 시간에 시간을 활용하기 편리하고 다음 스케줄을 위해 일이 없더라도 예약된 손님이 아니면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이홍주 교수는 "효율적으로 응대하려는 업주의 생각과 방문계획을 확보하려는 마케팅 전략에 따라 미용실 예약제는 앞으로 더욱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예약 방법이나 문화에 서툰 소비자 계층은 아주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노년층의 불편이 심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심리학과 교수는 "예약제가 인력 운용이나 비용면에서 서비스 제공자에게 유리한 점이 있지만 인터넷 예약 등의 경우, 노년층과 중장년층은 디지털 소외로 어려움이 더 커진다"며 "예약제 운영 시 예약으로 운영되는 점을 소비자가 쉽게 파악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예약제가 정보 소외계층에겐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 문제를 소상공인들에게 넘길 것이 아니라 사회적·정책적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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