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시 시작할 BIFF…어깨 무거운 ‘박광수 체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창립 멤버이자 영화감독인 박광수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영화제 신임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BIFF 임원추천위원회는 최근 박 전 교수를 이사장 단독 후보에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신임 이사장으로 추대된 박 후보는 영화감독으로 정상급 커리어를 쌓았을 뿐만 아니라 영화 산업 전반에 식견과 실행력을 갖춘 인물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박 후보가 영화제나 영상위에 관여하던 20여 년 전과 지금은 내외부 환경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직 재건·비전 제시 과제 만만찮아
부산국제영화제(BIFF) 창립 멤버이자 영화감독인 박광수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영화제 신임 이사장으로 추대됐다. BIFF 임원추천위원회는 최근 박 전 교수를 이사장 단독 후보에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임추위는 “혁신 의지나 부산에 대한 애정 등 여러 자격 요건으로 미뤄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다음달 1일 정기총회 승인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최종 선임에 큰 문제가 없으리라는 전망이다. 영화제에는 2007년 아시안필름마켓 운영위원장 이후 17년 만의 컴백이다.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마켓위원장 이사 감사 등 주요 직책 공모 절차도 시작됐다. 지난해 5월 내부 운영 잡음 여파로 수뇌부 동시 공백 사태에 빠졌던 영화제가 정상화에 한걸음 다가서는 모양새다.
신임 이사장으로 추대된 박 후보는 영화감독으로 정상급 커리어를 쌓았을 뿐만 아니라 영화 산업 전반에 식견과 실행력을 갖춘 인물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예술과 행정, 모두를 이해하는 영화계에서는 드문 캐릭터라는 것이다. 실제로 그가 토대를 만든 BIFF 아시아필름마켓과 부산영상위원회는 부산을 영화영상 도시로 키우는 데 기여한 바가 크다. 그동안 영화계 안팎에서 영화제 수장감으로 여러 차례 언급된 이유다.
그러나 박 후보가 영화제나 영상위에 관여하던 20여 년 전과 지금은 내외부 환경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당장 신임 이사장 앞에 놓인 과제부터 만만치 않다. 내년이면 30주년인 영화제는 그야말로 만신창이 상태다. 직접적인 계기는 전임 이사장의 독단적인 운영위원장직 신설과 인선이었지만, 그 속에는 오랜 세월 쌓인 구조적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영화제의 민간 이양 이후 공적 감시와 견제 체계 부재, 특정 세력의 조직 사유화 등이다. 세금과 민간후원금을 포함해 연간 150억 원가량을 집행하는 조직으로서 회계 투명성도 늘 논란거리였다. 축제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그것이 가지는 상징성에 관한 몰이해, 혹은 몰지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영화제 내홍이 거듭되면서 지난해 협찬금이 대폭 줄었고 정부 지원금도 지난해 이어 올해 축소 배정이 예고된 상황이다. OTT 활성화 등으로 영화제 자체에 대한 관심도 예전 같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선은 신임 이사장과 손발을 맞춰 영화제를 끌어가야 할 집행위원장과 마켓위원장의 인선이 중요하다. 영화나 영화 행정 이해도와 함께 정치적 중립성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수뇌부가 어떤 진용을 갖추느냐가 올 영화제는 물론이고 향후 10년, 나아가 100년을 결정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이번 지도부 교체를 계기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또 있다. 영화제의 빈약한 인재풀 말이다. BIFF 산파였던 박 후보의 컴백은 역설적으로 영화제의 세대 교체 실패 증거이기도 하다. 앞으로 몇년을 골든타임으로 본다. 영화제 내실을 다지는 작업 못지 않게 영속성을 위한 차세대 육성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