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이 시총 3위로… 4차산업 혁명이 바꿔놓은 유럽 증시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1위
명품주·자동차주들은 하락세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해 시가 총액이 유럽에서 셋째로 높은 기업이 됐다. 반도체·IT, 바이오 기업들이 급부상하면서 전통 산업 위주였던 유럽 증시가 신사업을 내세운 4차 산업 혁명 관련주 위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는 이날 ASML 주가가 약 3% 상승하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시가총액이 3060억달러(약 408조3600억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ASML은 시총 기준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를 약 2년 만에 다시 앞질렀다. 유럽 증시에서 ASML을 앞서는 기업은 비만약 위고비로 알려진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와 명품 기업인 프랑스의 LVMH뿐이다.
ASML의 주가 상승은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덕분이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없어서는 안 되는 EUV(극자외선) 장비를 만드는 세계 유일의 회사다. ASML 장비를 얼마나 확보했느냐에 따라 차세대 반도체 생산 능력이 갈리기 때문에 TSMC나 삼성전자, 인텔 등이 ASML의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ASML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ASML을 유럽 반도체 기업 중 최고 추천 종목으로 선정했고, 번스타인은 “2025년 예상되는 성장을 고려할 때 지금이 좋은 진입 시점”이라는 내용의 리포트를 냈다.
ASML의 주가 상승은 지난해 주가가 급등한 노보노디스크와 함께 유럽 증시의 지각 변동을 반영한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9월 부동의 유럽 시총 1위 기업이었던 LVMH를 넘어선 후 줄곧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개발사인 카못을 인수한 스위스 제약사 로슈와 다음 먹거리로 심혈관질환 사업 확대를 내세운 노바티스도 주가 상승세가 뚜렷하다. 반면 지난해 초만 해도 엔데믹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치솟았던 LVMH 주가는 저조한 중국 소비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명품주인 로레알과 에르메스도 마찬가지다.
유럽 증시의 터줏대감이었던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도 최근 하락세다. 포르셰, 벤츠, BMW, 폴크스바겐, 페라리 등이 모두 지난해 중순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유럽 증시 시총 기준 30위권을 밑돌고 있다. 프랑스 토탈에너지스, 이탈리아 에넬 등 에너지 기업과 BNP 파리바 등 금융기업 주가도 작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올해 유럽 증시 전망 기사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업의 ‘품질(quality)’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며 “유럽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기업으로 여겨지는 노보노디스크 같은 주식이 전체 시장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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