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공공택지 분양대금 연체액 1조5000억 넘었다

신수지 기자 2024. 1. 2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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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 택지를 건설사에 분양하고 분양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연체된 금액이 1조5000억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아파트 착공이 미뤄지면서, 택지를 분양받은 건설사들이 LH에 대금을 제대로 못 내는 것이다.

23일 LH에 따르면, 주거용 공공 택지 분양 대금 연체 규모는 전체 45필지, 약 1조5190억원(지난 15일 기준)에 달한다. 연체액은 지난해 7월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반년 만에 5000억원 이상 불었고, 1년 전인 2022년 말(7492억원)과 비교해 두 배를 넘는다.

LH의 공공 택지 신규 판매도 부진하다. 지난해 LH가 신규 분양한 공동주택 63필지 가운데 20%가 넘는 13필지가 매각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작년 말 기준 미매각 용지는 누적으로 총 32필지, 금액은 총 1조9000억원에 달한다.

공공 택지는 LH가 대규모로 땅을 개발해 건설사·시행사에 공급하는 것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만큼 비교적 저렴한 값에 서민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해 3~4년 전만 해도 큰 수익을 낼 수 있어 ‘로또’로 통했다. 추첨으로 공급돼, 일부 건설사는 당첨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유령 자회사를 동원, ‘벌떼 입찰’에 나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PF 시장 경색으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데다, 고금리로 인한 금융 비용과 건축비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공공 택지마저 외면을 받는 것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공공 택지 대금 연체와 매각 불발은 LH의 재무 상태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서민용 주택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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