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거래소 직원 47명 주식매매 규정 어겨 제재

금융위원회 전경. /뉴스1

주식 등 금융 투자 상품의 매매 규정을 어긴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직원들이 무더기 제재를 받았다. 신고하지 않은 공모주 청약 계좌에서 바로 주식을 파는 식으로 재테크를 하거나, 자녀 계좌로 거래하다 적발된 경우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열린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금감원 직원 8명에게 매매 제한 위반으로 과태료 1370만원을 부과했다. 1인당 부과된 과태료는 70만~450만원 수준이다. 자본시장법은 불공정 행위나 이해 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회사 임직원에게 매매 관련 제한 규정을 둔다. 금감원 임직원도 해당된다. 자기 명의 계좌 1개로만 매매하고, 분기별로 주식 거래 현황을 보고해야 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감원 직원 A씨 등 6명은 분기별 매매 명세를 통지하지 않았고, B씨 등 2명은 복수의 증권사와 계좌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했다. 특히 B씨는 전산 장애를 이유로 공모주 청약을 받은 계좌에서 매매 신고 계좌로 이체하지 못한 채 곧바로 팔았다고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련 의사록에 따르면 한 증선 위원은 “공모주 청약이 국민적인 재테크가 된 것은 맞지만, 금융 당국 직원이 매번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것이 그렇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증선위는 관련 규정을 위반한 한국거래소 임직원 39명에게도 과태료 6290만원을 부과했다. 이들 역시 미신고 계좌나 자녀 계좌 등으로 거래하다 적발됐다. 신고 계좌 이외에 공모주 청약 계좌에서 바로 매도한 사례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