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쇼핑몰, 24시간 지하철…밤새 지갑 열게 하는 도시들

이유진 기자 2024. 1. 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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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불야성으로 <하> 홍콩·뉴욕 사례 보니

# 아예 돈까지 주는 홍콩

- 관광객에 저녁 한정 바우처 지급
- 도시 전역의 식당·바 사용 가능
- 미술관·박물관도 늦게까지 운영

# 막차 없는 뉴욕 교통편

- 밤 10시 브로드웨이 공연 봐도
- 호텔 돌아갈 걱정 안 해도 돼
- 극장형 버스타고 밤공연도 즐겨

# 부산도 새 야간관광 콘텐츠

- 해운대도 자유롭게 옥외 광고
- 제2 타임스퀘어·도톤보리 구상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로 유명한 해외 도시들은 어떻게 야간관광을 활성화했을까. 국제신문은 세계적인 ‘불야성(不夜城)’ 도시인 홍콩과 뉴욕을 통해 부산 야간관광의 미래를 짚어보고자 한다. 홍콩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감소한 야간활동을 진작시키기 위해 ‘야간경제(Night Economy)’ 활성화 캠페인을 실시한다. 뉴욕은 다른 도시에서는 즐길 수 없는 콘텐츠를 확고히 해 세계인이 한 번쯤 찾고 싶은 ‘밤의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홍콩과 미국 뉴욕은 대표적인 글로벌 야간관광도시로 꼽힌다. 왼쪽 사진부터 홍콩 ‘빅토리아 피크’에서 바라본 야경과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열리는 새해 카운트 다운 행사를 관람하기 위해 전 세계인이 모여 있는 모습. 홍콩관광진흥청·뉴욕관광청 제공


▮‘나이트 바이브’ 홍콩

23일 홍콩관광진흥청(HKTB)에 따르면 야간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9월 ‘나이트 바이브 홍콩(Night Vibes Hong Kong)’ 캠페인을 발표했다. 이 캠페인의 목적은 관광객이 홍콩의 밤을 즐기며 지갑을 열도록 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캠페인은 관광객이 홍콩을 가장 많이 방문하는 시기인 지난해 9월(중추절)부터 시작해 다음 달(춘절)까지 진행된다. 미식·음악 등을 테마로 홍콩 곳곳에서는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축제와 행사도 매달 이어지고 있다. 야시장을 비롯해 클럽과 바가 즐비한 란콰이퐁, 홍콩 유명 테마파크인 오션파크와 디즈니랜드 등에서다. 매달 다양한 행사로 도시의 밤을 채워 관광객이 언제 방문해도 색다른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홍콩을 찾은 관광객이 심야시간까지 쇼핑과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80개가 넘는 대형 쇼핑몰이 야간까지 영업했고, 미술관 과학관 박물관은 지난해 9월 말부터 두 달간 금·토·일요일과 공휴일 운영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연장했다. 홍콩 서구룡문화지구에 있는 종합문화예술공간 ‘M+뮤지엄’은 야간투어도 진행했다.

야간관광객을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오후 6시 이후 도시 전역의 레스토랑과 바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이닝 바우처 100홍콩달러(한화 약 1만7000원)를 관광객에게 지급하고 있다. 어두워진 홍콩에서 업그레이드된 미식여행과 ‘나이트 라이프’를 경험하라는 취지다. 심야시간에도 관광객이 대중교통을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홍콩 버스와 지하철의 야간시간대 요금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는 20홍콩달러(한화 약 3400원)에 오픈톱 버스를 타고 홍콩섬 구룡 등의 명소를 둘러보는 야간투어를 즐길 수 있다.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의 심장이라 불리는 타임스퀘어는 연간 1억 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미국의 랜드마크다. 이곳에서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화려한 네온사인이 회색빛 건물로 가득한 거리를 밝힌다. 매년 12월 31일 밤에는 타임스퀘어에서 열리는 새해 카운트 다운과 ‘볼 드롭’ 행사를 보기 위해 전 세계인들이 몰려든다.

뉴욕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꼽히는 색다른 야경투어 체험도 있다. 바로 극장형 버스인 ‘더라이드 퍼포먼스 투어버스’다. 75분간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을 돌면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다. 타임스퀘어 센트럴파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카네기홀 등 뉴욕 명소를 지나면서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댄스 노래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어 관광객의 눈과 귀가 쉴 틈이 없다. 일반 투어버스와 달리 더라이드 퍼포먼스 버스의 내부는 측면 창과 수평으로 좌석이 배열돼 있어 어디에 앉든 불편함 없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버스 전체가 관람석이 되는 셈이다. 여기에 코미디언들의 재미있는 진행도 더해진다. 뉴욕에서만 즐길 수 있는 야간투어 콘텐츠이기에 관광객의 필수 체험코스가 된다.

브로드웨이에서는 밤 10시가 넘는 시간까지 뮤지컬 공연이 이어진다. 뉴욕 지하철은 365일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운행한다. 막차가 없다. 관광객이 밤 늦도록 공연을 즐기거나 칵테일 바에서 시간을 보내도 호텔로 돌아갈 교통편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뉴욕시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 야간관광으로 190억 달러(23조 원)의 경제효과와 19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다.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은 최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일대가 행정안전부의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이는 뉴욕 타임스퀘어,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에서 볼 수 있는 이색 옥외광고물 설치가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부산시와 해운대구는 대형 미디어타워 등 광고물 콘텐츠를 고급화해 일대를 야간관광 명소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부산시관광협회 이태섭 회장은 “홍콩도 ‘심포니 오브 라이트’와 ‘빅토리아 피크’처럼 산과 바다, 도시 건물들을 넘나들며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며 “부산도 광안대교 등 바다뿐만 아니라 도심과 산까지 이어지는 야경으로 관광객의 경험을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해운대해수욕장 일대 건물을 잘 꾸미는 게 새로운 야간관광 콘텐츠를 확보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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