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타고 마주앉은 1시간… 민생 얘기 길게 나눴다

박수찬 기자 2024. 1. 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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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韓위원장 회동] 의원·장관·참모진이 함께 있어서 민감한 얘기 오갈 상황 조성 안돼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 특화시장을 찾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신현종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서천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상경하는 기차에서 1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지만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거취 문제 등 쟁점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차에는 두 사람 외에 의원, 장관, 대통령실 참모 여러 명이 있었기 때문에 재해 대책 외에 민감한 정치 얘기가 오갈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다. 여권에선 두 사람이 신뢰를 확인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잠재적인 불씨는 살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측 갈등의 직접적 원인이 된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 여권에선 한 위원장이 이미 공개 입장을 밝힌 만큼 의견 표명을 자제하면서 대통령의 발표를 기다리는 쪽으로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위원장은 지난주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했고, 한 위원장이 영입한 인사들이 김 여사의 사과를 주장하면서 대통령실과 갈등이 폭발했다.

다만 대통령실의 입장 발표가 늦어질수록 한 위원장은 “명품 가방에 대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수도권 출마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당 관계자는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갖는데 대통령이 기자 간담회든 방송 대담이든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경율 비대위원 거취 문제도 양측의 쟁점이다.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이 지난 17일 김 비대위원이 서울 마포을에 출마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점이 “불공정 공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김 비대위원이 ‘김 여사 리스크’를 주도적으로 제기해 갈등을 촉발한 만큼 ‘정무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통령실과 친윤계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관계 개선의 조건으로 김 비대위원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이 당장 자진 사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 측 인사는 “김 위원은 시민사회에서 활동하면서 보고 들은 분위기를 전한 건데, 그걸 문제 삼아 사퇴시키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는 설 연휴 이후 김 비대위원을 포함해 총선에 출마하기로 한 구자룡·박은식 비대위원 등이 ‘공정하게 공천받겠다’며 자연스럽게 물러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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