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으로 알츠하이머 징후 96% 확인”… 진단키트 개발 길 열려
뇌 단층촬영 결과와 비교 분석
작년 소량 혈액검사 방법과 결합땐
진단키트로 조기 진단 가능할수도
적은 양의 혈액으로도 알츠하이머 진단을 할 수 있는 ‘꿈의 기술’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혈액으로 알츠하이머 징후를 96% 정확도로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미래에 집에서 진단 키트로 손쉽게 알츠하이머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 알츠하이머 징후 96% 정확도로 확인
PET는 현재 알츠하이머 진단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검사 방법 중 하나인 만큼 혈액을 통해서 뇌를 스캔하는 수준으로 알츠하이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참여자 1명당 10mL의 혈액이 사용됐다. 건강 검진 시 한 번에 뽑는 혈액 양 정도다.
지난해 같은 대학의 연구 결과와 결합하면 적은 양의 혈액 검사로도 알츠하이머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7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콘퍼런스(AAIC)에서 해나 휴버 스웨덴 예테보리대 교수팀은 손가락 채혈을 통해 얻은 알츠하이머 환자 77명의 혈액 샘플을 건조한 뒤 분석한 결과 타우 검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정확도는 80% 이상이었다. 휴버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저온 보관이나 특별한 처리 없이 원격으로 알츠하이머 진단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 “진단 키트로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길 열려”
이번 연구에 대해 바이오업계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뇌를 찍는 PET 방식은 정확도가 높고 환자의 거부감도 적지만 국내에서는 100만 원, 미국에서는 5000달러(약 667만 원)로 매우 고가라 대부분 병이 많이 진행된 후에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
반면 진단 키트가 상용화되면 적은 양의 혈액을 키트에 떨어뜨린 뒤 키트를 병원에 보내면 의사가 진단을 내려 주는 방식으로 초기 진단 시장이 열릴 것이란 전망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질병 특성상 의료진 분석이 필수적이라 코로나19 진단 키트처럼 ‘원스톱’으로 집에서 자가 진단을 하긴 어렵겠지만 조기 진단이 한층 쉬워질 것”이라며 “특히 병원 접근성이 낮고 의료비가 비싼 미국에서 시장이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각국에선 알츠하이머 진단 제품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퀘스트 다이어그노스틱스가 ‘AD-디텍트’라는 진단 키트를 출시했다. 가까운 진단검사 센터에서 채혈을 한 뒤 온라인으로 검사 결과를 받아 보는 방식이다. 다만 정확도가 낮아 널리 사용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피플바이오가 전국 600여 개 병원 및 검진센터에 병원용 진단 키트인 ‘알츠온’을 공급하고 있다. 정확도는 85% 수준이다. 일본의 경우 시스멕스가 미량의 혈액으로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는 시약을 개발해 출시를 준비 중이나 정확도가 70% 수준이라 한계가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 브리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알츠하이머 진단 시장은 2030년까지 224억5474만 달러(약 30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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