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벤투가 3백을? 사라진 벤투볼...수비 일관→이란에 압도, 결국 0-1 리드 허용

[사진=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심각하게 경기를 지켜보는 파울루 벤투 감독과 히카르두 페레즈 코치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알라이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떄와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선 '벤투볼'은 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아랍에미리트(UAE)는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최종전을 치르는 중이다.

벤투 감독은 직전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퇴장을 당해 나올 수 없다. 관중석에 앉은 벤투 감독은 5-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대한민국 사령탑 시절을 생각하면 벤투 감독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4-2-3-1 포메이션을 고집했다. 상황에 따라 4-1-3-2, 4-1-4-1로도 볼 수 있었지만 기본적인 건 4-2-3-1이었다. 미드필더 한 명이 센터백 사이에 내려가고 후방 빌드업을 통해 공을 최대한 많이 소유하며 빠르게 올라가는 전술이 이른바 '벤투볼'이었다.

'벤투볼'은 때때로 답답함을 줬고 벤투 감독은 고집스러운 인물이라는 생각이 박혔다. 결과적으로 벤투볼은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16강으로 이끌었다. 벤투 감독은 UAE 감독이 된 후에도 자신의 축구 색깔을 유지하는 듯 보였다. 아시안컵 본선 전에도 4-2-3-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UAE 선수들에게 자신의 축구를 이식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란전은 아니었다. 이란은 우승후보로서 선수 개개인 면면, 능력, 경험 모든 면에서 UAE를 압도한다. UAE가 복병이라고 해도 이란을 상대로 점유를 하며 공격적인 축구를 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거로 보인다. 그래도 벤투 감독은 대한민국에 있을 때는 우루과이, 포르투갈 등 강팀들을 상대로도 자신의 축구를 고집했는데 이란전은 아니었다.

포메이션이 5-4-1이었다. 에이사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나세르, 알 하세미, 이브라힘이 3백을 구성했다. 좌우 윙백엔 압달라, 술탄이 나섰다. 중원엔 라마달, 알 메르지가 있었고 공격진은 살레흐, 알 가사니, 알 자비가 구축했다. 알 가사니를 제외하고 완전히 라인을 내려 수비에 집중했다. 이란 공격에 틈을 주지 않으려고 중원과 3백 사이 간격은 촘촘했다.

그러나 실점을 했다. 타레미, 아즈문이 활동량이 워낙 많고 터치가 좋아 UAE 수비를 풀어냈다. 좌측에 가예디, 하지사피 라인도 위협적이었다. 전반 26분 아즈문의 패스를 타레미가 잡아내 득점으로 연결했다. 전반 32분에도 골리자데 골이 나왔는데 무릎이 조금 나와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취소됐다.

역습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란에 완전히 흐름을 내줬다. 전반은 완전히 이란의 흐름이었고 UAE는 시종일관 밀리며 제대로 된 공격을 못했고 그렇다고 수비가 견고했던 것도 아니다.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벤투 감독은 답답함과 함께 후반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