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엑시노스'의 화려한 귀환…삼성전자, AP 주도권 확보 '속도'
갤럭시S24 일반·플러스 모델에 '엑시노스 2400' 탑재
엑시노스 시리즈 2년 만에 복귀…발열제어·성능 강화
[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전자의 자체 개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가 2년 만에 부활했다.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일반형과 플러스 모델의 두뇌로 채택된 '엑시노스2400'은 전작 대비 개선된 성능과 AI 특화 연산을 앞세워 '온 디바이스 AI' 시대의 핵심 무기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샘모바일은 최근 유튜버 NL TECH의 실험 결과를 인용해 갤럭시S24 일반형과 플러스 모델에 탑재된 엑시노스 2400 긱벤치6 벤치마크 테스트(성능테스트)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반형 모델은 싱글코어 2131점, 멀티코어 6785점을 기록했다. 플러스 모델은 싱글코어 2139점, 멀티코어 6634점을 기록했다. 갤럭시S24 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 탑재된 퀄컴의 스냅드래곤 8 3세대의 경우, 싱글코어 2289점, 멀티코어 7123점을 기록했다.
샘모바일은 "엑시노스 2400의 성능이 퀄컴의 스냅드래곤 8 3세대 AP와 10% 이내의 차이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칩셋의 성능을 크게 끌어 올렸고, 주력 제품인 엑시노스 2400이 퀄컴의 것만큼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엑시노스 시리즈는 삼성전자 LSI 사업부가 자체 개발하고 있는 AP다. 엑시노스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똑똑한(Exynos)'과 '푸르다(Prasinos)'의 합성어다.
AP는 모바일 기기의 '두뇌'라고도 불리는 핵심 부품이다. 조그마한 크기에도 중앙처리장치(GPU), 그래픽처리장치(GPU), 통신 모듈과 GPS 모듈까지 결합돼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 몸의 감각기관이 받아들인 정보를 뇌에 모아 처리하듯이, 스마트폰에서는 AP가 여러 가지 연산을 한 데 모아 처리한다.
AP의 역할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생성형 AI가 클라우드를 넘어 기기 자체의 연산으로 처리하는 '온 디바이스 AI'로 구동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첫 온 디바이스 AI 스마트폰 타이틀을 거머쥔 갤럭시S24 시리즈는 실시간 통·번역 기능과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진 편집 기능 등을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엑시노스 2400 역시 AI 연산을 위한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을 앞세웠다.
엑시노스 2400은 삼성전자의 '절치부심'의 결과물이다. 삼성전자는 2011년 엑시노스 시리즈 개발에 성공한 이후 이를 출시 국가와 상황에 따라 적절히 탑재해 왔다.
그러나 2022년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 당시 탑재한 '엑시노스 2200'이 발열 제어와 성능 등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순식간에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이후 꾸준히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되던 엑시노스 시리즈는 2년 동안 자취를 감췄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시리즈를 아예 포기했다는 분석까지 내놓을 정도였다.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돌아온 엑시노스 2400은 전작 대비 성능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 따르면, 엑시노스 2400은 전작인 엑시노스 2200에 비해 CPU 성능은 1.7배, AI 성능은 14.7배 끌어올렸다. 또한 삼성전자 모바일 AP 중 최초로 팬아웃 웨이퍼레벨 패키지(FOWLP)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열 저항을 줄이고, 모바일 기기를 성능 저하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GPU는 미국의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AMD와 파트너십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역시 돌아온 엑시노스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랫동안 엑시노스를 검증하고 높은 수준의 안정성, 성능을 확보했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S24에 적용했다"며 "소비자들도 사용하면서 완성도, 최적화 부분에서 충분한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AI 시대를 맞아 엑시노스 성능을 더욱 강화해 나가며 스마트폰 본체부터 두뇌까지 하드웨어 전반에 이르는 주도권을 확보해 나간다는 목표다. 특히 삼성전자가 내년께 출시 예정인 차세대 모델 '엑시노스 2500(가제)'의 경우, 최신식 초미세 공정인 3나노미터(㎚=10억 분의 1m)로 생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온 디바이스 AI가 모바일 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만큼, 엑시노스 시리즈 역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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