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식 소주 재도전하는 롯데칠성음료, '대장부' 실패 극복할까 [TF초점]

우지수 2024. 1.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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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확보 미비로 2021년 단종
신제품 '여울', 기존 제품과 차별성 관건

롯데칠성음료가 오는 25일 증류식 소주 신제품 '여울'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지난 2021년 '대장부' 철수에 이은 재도전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사진은 이 회사가 입주한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캐슬골드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한 번 철수했던 증류식 소주 시장에 다시 진출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21년 증류식 소주 '대장부'를 생산 중단했다. 대장부는 지난 2016년부터 5년 동안 판매됐지만,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신제품 '여울' 출시를 예고하며 다시 출사표를 올린 롯데칠성음료가 지난 실패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오는 25일 증류식 소주 브랜드 '여울'을 출시한다. '여울'은 바다에서 깊이가 얕아 물살이 빠르게 흐르는 장소를 뜻한다. 신제품 출시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위스키, 증류식 소주 등 증류주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에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며 "제품군을 확대해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에 부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증류식 소주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당시 젊은 층 에서 증류식 소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대장부'를 내놨다. 지난 2016년 기준 대한민국 증류식 소주 시장 규모는 약 80억 원으로, 전년(2015년)보다 10억 원 이상 증가했다.

'대장부'는 당시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직접 이름을 붙일 정도로 개발에 공을 들인 브랜드다. 그 중 '대장부21'은 증류식 소주 시장 점유율이 큰 '일품진로(하이트진로)'와 '화요(주식회사 화요)' 틈새를 뚫기 위해 기획됐다. 롯데칠성음료는 '대장부21'을 두 제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로 설정해 소비자를 공략했다.

하지만 '대장부'는 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사라졌다. '대장부21'이 출시 초기 해외 수출되기도 하면서 인기를 끌었지만, 결국 지난 2021년 단종됐다. 특유의 차별성을 확보하지 못한 점이 요인이었다. 당시 롯데칠성음료 측은 "일반 소주 '처음처럼' 등 주력 제품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판매한 증류식 소주 브랜드 '대장부'를 2021년 생산 중단했다. 왼쪽부터 대장부21, 대장부23, 대장부25 대표 이미지 /롯데칠성음료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음료의 증류식 소주 재도전에 회의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신제품 출시 이유로 증류주 시장 성장을 내세웠지만 '대장부' 철수 결정을 내릴 당시에도 증류주 소주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경쟁 제품 입지가 더 굳어진 지금, 신제품 '여울'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대장부' 때와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대장부가 단종될 때도 다른 증류식 소주 제품들은 계속 성장했기에 실패 원인이 있었을 것"이라며 "롯데칠성음료가 실패 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개선해 여울을 출시해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공개된 정보로는 큰 차이점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증류식 소주 시장은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70억 원이었던 증류식 소주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450억 원을 달성했고, 지난 2022년에는 700억 원을 넘어섰다. 8년 만에 10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화요'를 판매하는 주식회사 화요는 지난 2022년 매출액이 전년(2021년) 대비 68.1%, 영업이익은 107% 성장했다. 하이트진로 '일품진로' 경우 같은 기간 판매량이 66% 늘었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여울'은 도수 25도 감압식 증류주다. 감압식 증류는 제조 기간이 짧고 향이 적은 증류주 제조 방식이다. '일품진로'와 '화요' 그리고 단종된 '대장부'도 감압식 증류주이기 때문에 '여울'이 출시되더라도 큰 차별성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다른 증류 방식인 상압식 증류는 숙성 기간이 비교적 길고 향이 있는 방식이다. 주로 위스키, 브랜디 등을 제작할 때 사용한다.

이명순 대경대 세계주류양조과 교수는 "여울이 감압식 증류주라면 기존 증류식 소주 제품들과 크게 차별화하기 힘들 것이다. 국내 증류식 소주가 대부분 감압식 증류주고, 이 방식은 제품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맛과 향 등 새로운 점을 내세워야 한다. 롯데칠성음료의 심도 있는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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