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한국이 생존하려면
극초음속 미사일·핵 어뢰 개발
비대칭 전력의 공포 한층 커져
韓 국가 방위 위한 핵보유 절실
1위 미국, 2위 러시아, 3위 중국, 4위 인도, 5위 한국, 6위 영국, 7위 일본….
이게 무슨 순위일까. 올해 세계 군사력 순위다. 글로벌파이어파워(GFP)라는 곳이 정한 순위다.
전쟁 비용이나 투입 인력 등을 감안한 것을 보니 이 지표는 이른바 ‘비-비대칭(非-非對稱)’ 전력 순위로 보인다. 한번 터지면 꽤 오래 가는 보통의 재래식 전쟁을 치르는 것을 염두에 둔 비교라는 것이다.
비대칭 전력으로 치면 북한 군사력이 GFP에서처럼 세계 36위에 그칠 리 없다. 비대칭 전력은 적이 보유하고 있지 않거나 적보다 월등하게 많이 보유한 군사력이다.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부터 게릴라 등 비정규군 전력이 이에 해당한다.
북한은 현재 50∼6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2030년에는 그 수를 300여개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는 한 개도 없는 무기다.
심상찮은 최근의 북한 동향을 보면서 ‘50대 0’이 주는 비대칭의 공포가 새삼 느껴졌다. 최근 뉴스에서 본 것은 극초음속 미사일이다. 핵어뢰도 있었다.
북한이 이런 미사일, 어뢰에 핵탄두를 장착해 쏜다면 지금의 한국으로선 대항력이 없다. 최고의 방어책은 ‘쏠 것 같다’ 싶으면 먼저 원점을 타격해 못 쏘게 해야 하는 것인데, 그건 선전포고다.
방법은 있다. 도발 원점을 먼저 때리지 않아도, 남쪽을 향해 내려오는 미사일을 요격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 그건 바로 자체 핵무장이다. 아무리 핵을 많이 가졌다 한들 다른 핵보유국을 핵으로 공격한 사례는 인류 역사상 아직 없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헌법에 명기한다고 한다. 이 위협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서 공식·비공식 핵보유국의 지위를 얻어내겠다는 계산이 깔렸을 것이다. 북한 핵보유 인정은 김정은 체제 보장과 같은 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유별나게 호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미국 대권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는 현재의 판세에 기댄 ‘통미봉남(通美封南) 시즌2’의 미리 보기 격이다.
혹시 트럼프 2기가 진짜 온다면 이는 한국에도 기회가 되어야 한다. 핵무장의 기회여야 한다. 적대국 북한이 이미 가진 핵의 존재가 우리 핵무장 필요의 이유다. 적국 인도에 맞서 파키스탄이 비공식 핵보유국이 된 사례를 참고하면 된다.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서 미국이 필요한 기지 등을 제공하며 핵개발 묵인과 제재 해제를 끌어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생존해 있다면 조만간 일본은 미국을 설득해 헌법을 개정하고 핵 개발을 준비했을 것 같다. 아베 전 총리가 퇴임 후 서방 주요국 유력 언론과 한 여러 인터뷰의 가장 큰 줄기는 북한과 중국의 도발과 위협에 맞서기 위한 일본의 핵무장 필요성 설파였다. 그가 살았다면 재선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해 반드시 그 위업을 이뤄냈을 것이다.
핵은 공격 수단이 아니다. 1945년 개발 이후 지난해까지 지구에 남아 있는 핵탄두 9576개(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중 공격에 쓰인 탄두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2발이 전부다. 공격률 0.0002%다. 한때 3만개가 넘었던 세계 핵탄두 절대다수는 방어용이었다. 한국도 국가 방위를 위해 핵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 여건이 당장 어려우면 핵무장은 하지 않되 언제든 우리 손으로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의 준비를 해 놓는 옵션도 있다.
“전쟁은 누가 옳은지를 결정하지 않는다. 오직 누가 남는지를 결정한다.” GFP 홈페이지에 적힌 말이다. 생존하려면 한국이 무엇을 가져야 할지 이제 솔직히 말해야 한다. 핵이 옳은지 그른지는 다음 문제다.
나기천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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