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 맞은 제주 ‘가스 사고 주의보’

박미라 기자 2024. 1. 23.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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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입춘 사이 ‘신구간’
‘무탈 기원’ 풍습 남아 있어
이사 많은 만큼 사고도 많아

제주의 전통적인 이사철 ‘신구간(新舊間)’을 앞두고 가스 안전사고 주의보가 내려졌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신구간을 앞두고 부주의로 인한 가스사고 피해를 막기 위한 가스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한다고 23일 밝혔다.

제주소방안전본부 집계 결과 최근 5년(2019~2023년) 제주지역 가스 안전사고는 모두 28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신구간인 1월에 사고의 17.9%가 발생했으며, 이사가 진행되는 오전 시간대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LP가스 의존이 높은 지역 특성에 따라 사고의 60.7% 이상이 LP가스 문제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은 가스배관 막음조치 미비, 밸브 잠금상태 오인 등 안전조치 소홀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유관기관과 공조해 이사할 때 가스 관리 요령 등 안전수칙을 전파하고 신속한 출동 태세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수환 소방안전본부장은 “가스시설을 설치·철거할 때는 전문가스판매점에 문의하고 호스 막음조치 여부와 가스용기 연결 호스, 중간밸브 등에서 가스가 새지 않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의 풍습인 신구간은 대한 후 5일째부터 입춘이 되기 3일 전까지 약 일주일 기간을 말하는 것으로, 25일부터 2월1일까지다. 예전부터 제주에서는 겨울임에도 이 기간에 일제히 이사를 했다.

이는 신구간에 인간의 길흉화복을 관장하는 제주의 모든 신이 임무 교대를 위해 하늘로 올라가 지상에 신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신이 없기에 이 기간 이사를 하거나 외양간 수리, 무덤의 담 손보기, 집 고치기 등 평소 못했던 일을 해도 탈이 없다고 생각했다.

최근에는 아파트 입주 시점에 맞춰 이사하고 세대 역시 변한 만큼 이사 시기가 많이 분산됐지만 여전히 신구간에 맞춰 이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때문에 이삿짐센터부터 행정기관까지 바빠지는 시기인 것이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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