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석방된 김성태, 이재명 연관성 묻자 “재판서 드러날 것”

대북송금 관련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법원의 보석 허가로 23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800만 달러 규모 ‘불법 대북송금’과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23일 보석 석방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8시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구치소를 나오면서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신을 모른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재판 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옥중 편지 등으로 자신의 검찰 진술이 허위이고, 거짓말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재판하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석방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재판받는 사람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수원구치소 주변에는 쌍방울 그룹 관계자 등 수십여명이 대기하고 있다가 김 전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고생하셨다”며 손뼉을 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마친 뒤 대기하고 있던 차량에 올라 자리를 떴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진우)는 이날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회장과 같은 혐의를 받는 김모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이 낸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수원구치소 나서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뉴시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에게 보증금 1억원(보증 보험 증권으로 갈음), 실시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 등을 보석 조건으로 달았다.

지난해 2월 3일 구속기소된 김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되면서, 1년 가까이 수원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다. 그는 다음달 3일 구속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당시 경기도가 내야 할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도지사 방북비용 3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모두 알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법정에서 일관되게 진술해왔다.

그는 또 쌍방울 그룹 계열의 5개 비상장회사 자금 538억원을 횡령하고, 그룹 계열사에 약 11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하도록 하는 등의 혐의와 그룹 계열사인 광림이 보유한 비비안 주식을 정당한 가액보다 78억원 비싸게 쌍방울이 매수하도록 해 광림에 부당한 이익을 준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