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고려거란전쟁’ 원작자, 제작진 맹비난 “거짓말 말고 역사왜곡 사과하라”
이선명 기자 2024. 1. 23. 21:16
KBS2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원작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집필한 길승수 작가가 제작진의 해명 입장에 연이어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길승수는 23일 인스타그램에 “제가 자문을 거절했다니, 이제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다”며 “(드라마 작가가)이정우 작가로 교체된 다음에 회의를 갔는데 이정우 작가가 마치 위의 사람인양 저에게 페이퍼 작성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페이퍼 작성은 보조작가의 업무이지 자문의 업무가 아니다. 제 기억에는 관직명과 인물들에 대한 내용으로 기억한다”며 보조작가에게 해당 업무를 지시할 것을 요구했지만 전우성 감독이 자신의 집 근처까지 찾아와 이정우 작가의 요구를 들어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했다.
길승수 작가는 “‘자문계약을 했지 보조작가 계약을 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했고 전우성 감독은 계약 내용을 수긍하면서도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며 “제가 ‘고려거란전쟁’이 어려운 내용이니 자문을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다른 자문을 구하겠다고 전우성 감독이 말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전우성 감독에게 “‘고려거란전쟁’이 어려운 내용이니 꼭 자문을 받아야 한다. 만일 나에게 받기 싫다면 임용한 선생님께 받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고 이에 전우성 감독은 “알아서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길승수 작가는 “제가 자문을 거절한 것이냐”면서 “지금이라도 사태를 거짓으로 덮으려 하지 말고 ‘대하사극인데 역사적 맥락을 살리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하는 것이 최선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앞서 길승수 작가는 ‘고려거란전쟁’의 스토리 전개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시청자 또한 이에 호응해 ‘고려거란전기’ 스토리 전개를 지적한 시청자 청원을 하기도 했다.
길승수 작가는 한 역사 관련 커뮤니티에 “현종의 캐릭터를 제작진에게 잘 설명해줬는데 결국 대본 작가가 본인 마음대로 쓰다가 이 사단이 났다”며 “양규를 자신이 쓴 캐릭터가 아니라고 해 비중을 확 줄였다. 이런 사람이 공영방송 KBS 대하사극을 쓴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대본 작가가 늦게 합류한 만큼 겸손한 마음으로 대본을 써야 하는데 자기 작품을 쓰려는 욕구가 강하다”며 “대본이 역사도 무시하고 원작도 무시하고 점점 산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에 ‘고려거란전쟁’ 제작진은 23일 입장을 내고 “이정우 작가가 ‘고려거란전쟁’에 본격적으로 합류하며 대본 집필에 돌입했다”며 “이정우 작가는 ‘고려거란전기’를 검토한 후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고 판단했고 전우성 감독 역시 작가의 의견에 공감했다”고 했다.
‘고려거란전쟁’을 연출하고 있는 전우성 감독도 자신의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날 “길승수 작가는 이정우 작가의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자신의 소설과 ‘스토리 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한 자문을 거절했고 수차례 자문에 응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고사했다”며 “길승수 작가가 저와 제작진이 자신의 자문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초적 고증도 없이 제작하고 있다는 주장에 당혹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에 길승수 작가 또한 “KBS가 해명 보도를 냈는데 웃기지도 않는다”며 “제가 2022년 6월경 처음 ‘고려거란전쟁’에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돼 현종과 대립해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그런 스토리’였다”며 “‘전장 KBS드라마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왜곡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됐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원정왕후를 통해 남았다”고 했다.
이하 길승수 작가 입장문 전문
오늘 kbs에서 해명 보도 냈더군요.
웃기지도 않군요.
전pd가 먼저 내부적인 진행 상황을 공개했으니, 저도 이제는 부담 없이 공개해도 되겠군요.
‘kbs고려거란전쟁 제작 참여기’를 쓰고 싶지만, 주중에는 소설을 써야 하므로 주말에 시간이 되면 간단하게 작성해 보겠습니다.
제가 2022년 6월 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더군요.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되어서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그런 스토리’였습니다.
제가 화들짝 놀라서 말했죠.
“전작 ‘kbs드라마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되었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어느 정도 살아남았더군요. 원정왕후를 통해서요.
제가 자문을 거절했다고요!!!
이제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군요.
그럼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겠습니다.
이정우 작가로 교체된 다음에 회의를 갔는데, 이정우 작가가 마치 저의 위의 사람인양 저에게 페이퍼 작성을 지시하더군요.
그런데 그런 페이퍼 작성은 보조작가의 업무이지, 자문의 업무가 아닙니다.
아마 제 기억에는 관직명과 인물들에 관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그건 보조작가의 업무이지, 자문이 하는 일이 아니다. 내가 통합해서 작성한 고려사가 있으니, 보조작가에게 시키면 된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얼마든지 알려주겠다.”
그런데 전pd가 집 근처까지 찾아와서, 이정우 작가가 시킨 대로 페이퍼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항변하며 말했습니다.
“저는 자문계약을 했지, 보조작가 계약을 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전pd는 계약 내용을 수긍하면서, 그래도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올 필요 없다고 하더군요.
제가 고려거란전쟁이 어려운 내용이니 자문을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다른 자문을 구하겠다고 전pd가 말했죠.
마지막으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려거란전쟁이 어려운 내용이니 꼭 자문을 받아야 한다. 만일 나에게 받기 싫다면, 임용한 선생님께 받는 것을 추천한다.”
전pd의 대답은,
“알아서 하겠다.”
제가 자문을 거절한 것인가요?
지금이라도 사태를 거짓으로 덮으려고 하지 말고, ‘대하사극인데 역사적 맥락을 살리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
라고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요?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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