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한파 물러나자 대륙 한파 덮쳤다... 내일도 출근길 영하 18도

박상현 기자 2024. 1. 23.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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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한파가 찾아온 23일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포구 갯벌이 꽁꽁 얼어붙어 배들은 멈춰서고 그림 같은 무늬가 생겼다. 이번 추위는 25일 아침까지 계속되다 낮부터 서서히 기온이 오를 전망이다./연합뉴스

23일 서울 출근길 체감 기온이 영하 21.7도를 기록하며 올 들어 가장 추웠다. 이런 강추위가 24일에도 이어지겠다고 기상청이 23일 밝혔다. 북극 한파(寒波)는 물러났지만 중국발(發) 대륙 한파가 닥치며 25일까지 전국이 꽁꽁 얼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24일 한반도는 중국 북부에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한랭건조한 바람이 거세게 들어오겠다. 23일 전국을 얼린 북극 한파는 한반도로 이어진 바람길이 막히며 당분간 불어오지 않겠다. 그러나 이미 얼어붙은 한반도에 대륙 한파가 꼬리를 물고 몰아치는 것이다.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8도에서 영하 2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5도에서 영상 3도로 예보됐다.

23일은 서울 출근길 기온이 영하 14도를 기록하는 등 올 들어 수은주가 가장 낮았다. 유사한 북극 한파가 닥쳤던 작년 12월 22일의 영하 14.7도, 체감 영하 21.9도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전국적으로 실제 기온보다 체감 기온이 5~7도가량 낮았다. 작년 최고 추위 땐 북극 한파와 대륙 한파가 동시에 한반도로 들어온 반면, 이번에는 북극 한파와 대륙 한파가 차례로 들어오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두터운 옷을 입고 출근하고 있다./뉴시스

대륙 한파가 따뜻한 서해상 수증기와 만나 눈구름대를 만들면서 24일까지 충청·전라권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겠다. 23~24일 예상 적설량은 충청권 1~10㎝, 전라권 2~20㎝, 제주도 3~50㎝, 그 밖의 지역에서 1㎝ 내외다. 낮부턴 눈이 비로 바뀌기도 하면서 제주도 10~40㎜, 충청·전라권에 각각 5㎜와 5~20㎜의 강수가 예상된다. 눈과 비가 밤사이 얼면 빙판과 도로 살얼음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후 변화로 지구가 점차 뜨거워지면서 월별·계절별로 예측 가능하던 기압계 패턴이 무너지고 있다. 온난화는 기본적으로 폭염과 열대야(熱帶夜·최저 기온 25도 이상)를 만든다. 작년 12월 초 우리나라 기온은 초여름을 연상시키는 최고 20도까지 치솟기도 했다. 제주도는 이미 계절적으로 ‘겨울’이 사라졌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날씨가 덥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북극 한파처럼 고위도에 묶여있어야 할 영하 45도의 얼음 바람이 느닷없이 한반도까지 내려오는 것도 기후 변화 때문이다. 북극 한파를 방어하던 고위도 ‘제트 기류’가 느슨해지면서 북극발 찬 바람이 우리나라로 직격하는 이례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올겨울에만 벌써 두 차례 북극 한파가 공습했다. 우리나라는 절기상 대한(大寒)을 지나면 추위의 정점은 지났다고 보지만 이제는 이상 한파가 언제든 찾아와도 이상할 게 없다.

이번 추위는 25일 아침까지 계속되다가, 낮부터 한반도가 고기압 영향권에 들면서 기온을 회복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엔 전국 기온이 최저 영하 8도에서 영상1도, 최고 1~9도로 평년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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