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장관에 ‘특수통’ 박성재…김건희 수사 통제용?
검 내부 “윤·한 충돌이 영향”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신임 법무부 장관으로 이원석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10기수 선배인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61·사법연수원 17기·사진)을 지명한 것을 두고 ‘이원석 검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정권 중간평가격인 4월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통제하기 위해 ‘그립(grip·움켜 쥠)이 센’ 박 전 고검장을 발탁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박 전 고검장은 ‘사법연수원 17기 트로이카(최재경 전 민정수석, 김경수 전 고검장, 홍만표 전 검사장)’에 가리기는 했지만 특수통 검사로 요직을 두루 거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 등을 거쳐 서울중앙지검장, 서울고검장을 지냈다. 2015년 대구고검장일 때, 2017년 서울고검장일 때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됐다. 조직에 대한 장악력이 강하고, 강단있게 업무를 추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전 고검장은 윤 대통령과 근무 인연이 있다. 윤 대통령이 초임 검사 때인 1994~1996년 대구지검에서 같이 검사 생활을 했고, 윤 대통령이 2014~2015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하다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대구고검장을 지냈다. 이때 박 전 고검장이 윤 대통령을 살뜰히 챙겼다고 한다.
당초 검찰 내부에선 4월 총선까지 심우정 법무부 차관의 장관대행 체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법무부 장관 자리를 한달째 공석으로 둔 상태에서 법무부 차관부터 교체했기 때문이다. 공직후보자 검증에 부담을 갖고 있는 윤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청문회 리스크’를 피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와중에 윤 대통령이 박 전 고검장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을 놓고 검찰 내부에선 조속히 ‘친윤’ 법무부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차장검사는 “법무부 장관 없이 총선까지 갈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장관이 지명됐다”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최근 비대위원장 사퇴를 두고 부딪힌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박 전 고검장을 장관으로 지명한 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통제하고 단속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김 여사 사건을 대통령실의 의중과 다르게 처리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원석 총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기수 차이에 따라 법무·검찰의 권력 추가 ‘서초동’이나 ‘과천’으로 기울곤 하는데, 박 전 고검장은 이 총장의 10년 선배이다. 더구나 박 전 고검장은 조직 장악력이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 박 전 고검장이 법무부 장관이 되면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통제가 한층 강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박 전 고검장이 외부 입김에 휘둘리지 않는 성격이라 윤 대통령과 마냥 코드를 맞추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한다. 대통령실이 박 전 고검장을 후임 법무부 장관 후보군에 일찌감치 올려놓고도 쉽게 낙점하지 못한 게 이 때문이었다는 말도 나온다.
이보라·강연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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