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의 '비닐하우스' 나기‥"온열기 하나로 버텨요"
[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처럼 혹독한 추위를 비닐하우스에서 견디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주 노동자들인데요.
3년 전 캄보디아노동자, 속헹 씨가 비닐하우스에서 잠을 자다가 숨진 이후 이런저런 대책이 나왔죠?
그렇다면 과연 지금은 달라졌을지, 류현준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끝없이 이어진 채소 비닐하우스가 캄보디아 이주 노동자 와타낙 씨의 일터입니다.
실내인데도 안개가 자욱합니다.
단열을 위해 물을 뿌려 습도가 높은 탓인데, 난로를 하루종일 때도 온도는 영상 6도입니다.
[와타낙/이주노동자 (가명·음성변조)] "<아침부터 일하기 시작하신 거예요?> 일곱 시 이십 분 (부터요.)"
추위를 견디며 일한 지 9시간 만에 비닐하우스 밖으로 나섭니다.
하지만 퇴근 후 도착한 곳은 또 다른 비닐하우스.
다른 노동자 6명과 함께 쓰는 숙소입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가건물이 나옵니다.
주방도 화장실도 따로 없어 필요할 때마다 가건물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와타낙/이주노동자 (가명·음성변조)] "여기 살면서 가장 힘든 건 화장실이고 조금 추워요."
유리 대신 박스와 테이프로 막아놓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찬바람 속에 온열기 한대에 의지해 겨우 잠을 청합니다.
현재시간은 오전 6시입니다.
오늘 작업시작이 한 시간 정도 남은 건데요. 살을 에는 추위에 강한 바람까지 불면서 체감기온은 영하 20도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세수도 찬물로 합니다.
그마나 동파로 끊기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이 집 월세는 20만 원입니다.
농장주는 와타낙 씨가 받는 월급 240만 원에서 20만 원을 빼고 줍니다.
이런 가건물을 숙소로 제공하는 건 불법입니다.
그래서 농장주는 근로 계약서에는 숙박시설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놨습니다.
지난 2020년 캄보디아인 속헹 씨가 한파 속 비닐하우스서 자다 숨진 뒤, 정부가 비닐하우스 내 컨테이너 숙소를 금지했지만, 현실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
[김달성/포천이주노동자센터 목사] "3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그 방침을 아주 부실하게 집행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움막 같은 기숙사에 기거시키고 있고요."
불법 숙소가 적발되더라도 제재는 사실상 새로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다는 것 정도입니다.
그렇다 보니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99%가 사업주가 제공하는 숙소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그중 74%가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등 가설 건축물에서 살고 있습니다.
농장주들은 정부 보조금으로 기숙사를 짓기에는 지원 금액이 부족하고, 농장 인근에서 숙소를 구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네팔 이주 노동자(음성변조)] "<많이 영하로 떨어진다는데 걱정되진 않으세요?> 어떻게요. 일 하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죠."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 / 영상편집 :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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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허원철 / 영상편집 : 문명배
류현준 기자(cookiedou@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65148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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