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법안 협의 ‘빈손’…여야는 직무유기 중
‘2+2 협의체’ 사실상 멈춰
25일 본회의 앞두고 ‘뒷짐’
양당 내분에 재가동도 난망
여야가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운영하던 ‘2+2(양당 원내수석부대표·정책위의장) 협의체’ 가동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더 이상 합의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여야는 상임위원회로 공을 넘겼지만 21대 국회 임기 종료가 4개월여 남은 것을 고려하면 남은 민생법안들의 임기 내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민생법안 처리에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2 협의체는 지난달 12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머리를 맞댔는데, 약 한 달 만에 빈손으로 끝났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특별한 합의점이 없었고 서로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논의될 안건들은 상임위에서 논의하도록 하고 (2+2 협의체는) 사실상 가동을 중단했다고 봐야 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각 당이 처리를 원하는 ‘민생법안’ 10가지를 공유하고 논의해왔는데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2년 유예)과 한국산업은행 부산이전법 등을, 민주당은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특별법 개정안, 은행법 개정안(이자제한법) 등을 처리 법안으로 제시했다. 여야 제시 법안 중 우주항공청특별법과 개식용금지특별법만 지난 9일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는 여야 입장차가 커 타협이 불가능해 보인다. 여야는 2+2 협의체에서 논의하지 못한 법안은 각 법안 소관 상임위에서 심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2+2 협의체 재가동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정책위의장은 재가동 가능성에 대해 “현재는 없다”고 답했다. 여야는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이태원특별법 등을 놓고 씨름을 벌여왔다.
이날 강성희 진보당 의원 과잉 진압 논란과 관련해 소집된 국회 운영위원회는 대통령실과 여당이 불참하면서 10여분 만에 파행되는 등 여야 갈등이 격화했다.
여야 협치가 실종된 가운데 각 당이 내놓은 민생법안은 합의 없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25일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여야는 법안 합의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2월1일에도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여야의 당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 ‘김건희 리스크’ 대응 방안을 두고 충돌해 당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민주당도 총선을 앞두고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 간 거세진 말다툼과 각종 논란에 휩싸인 총선 출마자 거취 문제 등으로 진땀을 흘리고 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저쪽(국민의힘)이 제대로 입장을 가지고 2+2 협의를 할 수 있는 상황인지 모르겠다”며 “언제든지 여건이 되면, 재가동이 필요하면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변인은 최근 정부에서 내놓는 감세나 규제완화 정책 대부분이 법안 개정이 필요한 사안임을 강조하며 “(윤 대통령이) 진정성을 가지고 국회에 협조를 요청하고 국민들을 대하셨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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