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이틀 만에 '봉합열차' 몸실은 윤-한…갈등 마침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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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간 갈등이 충남 서천 화재 현장 방문을 계기로 봉합 수순을 밟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화재 현장은 집권 여당의 주요 인사와 대통령이 방문할 수 밖에 없는 장소"라며 "이를 정치 공간으로 적절히 만들어 봉합 수순을 밟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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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앞두고 당정 주도권 다툼 총선 악영향 판단 선 듯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간 갈등이 충남 서천 화재 현장 방문을 계기로 봉합 수순을 밟고 있다. 당정 간 대립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채 80일도 남지 않은 총선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 두 사람이 각을 세웠던 현안에 대해 구체적 논의가 오가기보단 임시 봉합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화해 계기만 마련됐을 뿐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1시43분쯤 충남 서천 특화시장에서 함께 화재 현장을 둘러봤다. 오후 1시쯤 도착한 위원장은 차에서 대기하다 윤 대통령이 도착하는 때에 맞춰 밖으로 나왔다. 윤 대통령과 마주치자 90도 각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윤 대통령도 한 위원장과 악수 후 팔을 감싸며 화답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상황판 앞에 서서 피해 현황을 보고 받은 뒤 직접 현장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점검을 마친 한 위원장은 열차를 같이 타자는 윤 대통령의 제안에 응해 익산역에서 전용 열차에 탑승 후 함께 상경했다.
서울역에서 기자들과 만난 한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은 전혀 변함이 없다"며 "대통령도 저도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이 나라를 잘되게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그거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의 깜짝 만남은 김건희 여사 리스크, 김경율 비대위원 사천(私薦) 논란 등과 관련해 두 사람이 이견을 보인 지 이틀 만이다. 이번 만남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질 수 있었던 건 정부와 당 핵심 인사가 주도권을 두고 다투는 모습이 앞으로 다가올 공천 등 선거 과정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화재 현장은 집권 여당의 주요 인사와 대통령이 방문할 수 밖에 없는 장소"라며 "이를 정치 공간으로 적절히 만들어 봉합 수순을 밟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총선이 8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같이 재난 현장을 방문하고 열차를 타고 온 건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하겠다는 뜻"이라면서도 "지금 상황은 수습될지 모르지만 아직 불씨가 남았다. 완전한 봉합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갈등의 핵심이었던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여전히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 간 온도 차가 있는 만큼 이번 화해 분위기가 총선 때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실은 해당 의혹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대응을 최소화하는 상황이다. 한 위원장은 해당 논란에 대해 "함정 몰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언급해 왔다.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한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경율 비대위원의 거취도 여전한 불씨로 남아있다. 한 위원장은 오늘 기차 안에서 김 위원 사퇴 논의가 나왔냐는 질문엔 "그런 얘기는 서로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갈등의 완전한 봉합보다는 갈등이 재현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특정 이슈를 총선 내내 잠재적인 리스크로 끌고 가기보다는 국민 여론 등을 반영해 김 위원의 거취, 명품 가방 해명 등 당정 간 논의가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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