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경 왔나” 윤석열·한동훈 ‘화해 배경’으로 쓰인 화재 현장? [김은지의 뉴스IN]

이은기 기자 2024. 1.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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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목요일 오후 5시, 〈시사IN〉 유튜브에서 ‘김은지의 뉴스IN’이 생방송됩니다. 오늘 알아야 할 정치 뉴스를 골라 브리핑하는 ‘뉴스 리액션’에서는 쏟아지는 뉴스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려드립니다. 해당 녹취는 일부로 전체 내용은 방송을 통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김준일 〈뉴스톱〉 수석 에디터, 이은기 기자

★ 첫 번째 뉴스 키워드 : 윤석열·한동훈, 전격 만남

■ 진행자 / 오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 요구 충돌 뒤 처음 만났죠?

■ 이은기 / 오늘(1월23일) 오후 1시30분경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나란히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찾았습니다.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마주치자 고개를 숙여 인사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어깨를 치는 등 반가움을 표시했습니다. 어제 오후 11시경 발생한 화재로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점포 227개가 전소되는 등 피해가 컸습니다. 현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함께 소방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피해 상인을 만나지 않는다며 현장에서 반발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오늘 정말 추웠잖아요. 피해 상인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윤석열 대통령이 피해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떠나자 상인들은 “뭐 하러 오냐고. 불난 거 구경하러 왔어?” “우리는 살려 달라고 하는 건데 대통령이 와서 아무 얘기도 안 하고 갈 수 있냐”라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주민들과 만나 “명절을 앞두고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 여러분들이 바로 영업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해 드리겠다”라고 했다고 밝혔는데요.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서울에 도착한 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탄 열차에서) 민생 지원에 관한 얘기를 주고받고 길게 (대화) 나눴다”라며 “대통령에 대해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 전혀 변함이 없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 진행자 / 가장 중요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는데요. 김준일 에디터, 오늘 두 사람 만남 예상하셨어요?

■ 김준일 / 어떤 식으로든 정리가 될 거라고 봤어요. 모든 정보를 다 취합해 봐도, 처음부터 짠 건 아니었다. 시작이 아주 격했어요. 용산(대통령실)의 표현에 따르면, (대통령이) 이렇게 격노한 걸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배신감이 매우 컸는데, 문제는 예전처럼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찍어 누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요.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이 정면충돌하면 다 망하는 걸 아니까 봉합하는 거고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존중과 신뢰는 변함없다”라고 얘기한 건 숙이고 들어가겠다는 건데 두 가지를 봐야 할 것 같아요. 첫 번째로는 ‘김건희 리스크’를 어떻게 할 것이냐, 가장 핵심은 김경율 비대위원 자를 거냐 말 거냐. 두 번째는 공천과 관련해서 2차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요. 김경율 비대위원을 날리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머리를 숙이는 건데, (김경율 비대위원과) 같이 가겠다고 하면, 시한폭탄이 같이 가는 거죠.

1월23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충남 서천군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김경율 비대위원, 사퇴할 거라고 보세요?

■ 김준일 / (서울 마포을) 출마를 접게 하지 않을까요? 대통령실에서 ‘사천’을 지적하고, 그게 명분이라면 (김경율 비대위원이) 출마 안 한다고 하면 용산(대통령실)이 할 말이 없어요. 저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큰 꿈을 가진 사람이라서 쉽게 머리를 숙이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 진행자 / 용산 ‘메신저’로 알려진 이용 의원은 기자회견을 취소했어요. 이유는요?

■ 이은기 /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지적하고 김경율 비대위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취소하면서, 〈채널A〉에 “국민들이 바라보고 있는 더 이상의 (갈등) 확산은 없어야 하고, 봉합을 위한 중지를 모으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동훈 위원장에 대한 문제제기에 앞장섰던 이용 의원이 봉합에 나서는 쪽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일단은 갈등이 소강된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 이준석 전 대표 당원권 정지 중징계 때나,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행동이 있지 않았습니까? ‘한동훈 위원장 사퇴’ 국면에서 현재까지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지금 의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건 문제가 있다, 전망이 아니라 자기 희망을 물어봐달라고 하면서, “이용 의원은 너무 설치면 화근이 된다는 걸 알아야 한다.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비대위원장을 쫓아내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했습니다. 의원들 사이에서 “이용 (의원) 믿고 가다가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대통령실에서) 메시지를 전달받더라도 결과를 고려해서 판단해야지, 무작정 전달하면 안 된다” 등 ‘이용’이라는 메신저 자체에 대한 불만과 불신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진행자 /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잖아요? 김건희 여사가 주변에 보냈다는 메시지가 언론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는데요.

■ 이은기 / 우선은 소강 상태이지만 갈등의 뇌관이 여전히 남아있어 보입니다. 김건희 여사가 ‘사과하면 민주당의 공격을 받아 오히려 총선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텔레그램 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또 다른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한동훈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할 거다. 김건희 여사가 사과하기 전까지는 갈등이 봉합될 수 없고, 봉합하는 게 의미도 없다”라고 했습니다.

■ 진행자 / 김준일 에디터, 김건희 여사 문제가 다시 불거질 거라고 보시나요?

■ 김준일 / 더불어민주당(민주당)에서 ‘그럼 김건희는요?’라고 계속 물을 거 아니에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진짜 차별화가 되려면 한 발짝 더 나가야죠. 지금 김건희 여사도 화가 많이 났대요. 김건희 여사나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해) ‘유능한 칼잡이’ ‘부하직원’ 이런 이미지가 강했을 거예요. 그런데 본인(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정치를 하려고, 자기(김건희 여사)를 걸고 넘어지니까 격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김건희 여사에 대해 아무 얘기도 안 하면 꼬리 내렸다고 봐야죠.

■ 진행자 / 대통령뿐만 아니라 영부인의 ‘격노’까지 알아야 하는 이 상황이 참 낯선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힘이 실리면 정권심판론을 외치는 개혁신당을 비롯한 제3지대와 민주당에 끼칠 영향은 어떻게 될 거라고 보시나요?

■ 김준일 /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정권과 차별화를 해서 힘이 실리는 거랑 지금처럼 ‘노이즈’가 생기면서 주목을 받는 건 다른 차원인 것 같아요. 어제까지는 너무 ‘쇼킹’했고, 지금부턴 사람들이 지켜볼 거예요. 시작이 어쨌든, 쇼인지 아닌지요. 그래서 만약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정말 변하면 제3지대에 영향이 있을 텐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윤-한 갈등 국면에서) 많은 걸 잃었습니다. 특히 더 이상 윤석열 대통령의 압박과 협박이 당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게 공식적으로 처음 확인됐고요. 쉽게 얘기하면 공개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편에 선 사람이 김영선 의원 딱 한 명밖에 없어요. 나머지는 노골적으로 태영호 의원처럼 한동훈 비대위원장 편을 들거나, ‘확전은 안 된다’라는 태도거든요. 이게 윤석열 대통령한테는 큰 로스(실점)이에요. 당을 장악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1월23일 박성재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소감을 발표한 뒤 인사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두 번째 뉴스 키워드 : 법무부에서 한동훈 지우기?

■ 진행자 / 한 달 넘게 공석이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밤사이 지명됐습니다.

■ 이은기 /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사임하면서 한 달 넘게 공석이던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이 지명됐습니다. 어젯밤부터 밤중에 장관 지명 소식이 알려졌고, 이건 이례적인 일인데요.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박 전 고검장을 서둘러 고른 것으로 전해집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초임 검사 시절부터 박성재 전 고검장과 가깝게 지냈다고 알려졌습니다. 1월18일 법무부 장관 자리를 비워둔 상태에서 이노공 전 차관에서 심우정 전 대검 차장으로 법무부 차관을 교체한 데 이어서, 새 법무부 장관도 박 전 고검장으로 지명하면서 법무부에서 ‘한동훈 영향력 지우기’를 하려는 거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한편 법무부는 어제(1월22일) 대검찰청 차장에 신자용 법무부 검찰국장,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권순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임명했습니다. 대검 차장과 법무부 검찰국장은 차기 검찰총장도 바라볼 수 있는 요직인데요. 두 사람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입니다. 신자용 대검 차장은 2016년 ‘국정농단’ 특검에서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함께 일한 ‘윤석열 사단’ 중 한 명이고요. 권순정 검찰국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변인으로 대표적인 ‘친윤’ 검사로 알려졌습니다. 박성재-심우정-신자용-권순정 등 법무부, 대검찰청 지휘부가 윤석열 직할 체제로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진행자 / 이번 법무부 인사와 ‘윤-한 갈등’은 관계가 있다고 보시나요?

■ 김준일 / 윤석열 대통령은 결코 당하고 참는 사람이 아닙니다. 법무부에서 ‘한동훈 라인’을 싹 정리할 거예요. 한동훈 비대위원장 쪽에서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퇴했다는 걸 까버렸으니까, 지금 (윤-한 갈등이) 봉합은 했지만 수족을 하나씩 다 쳐낼 거예요. 거기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중복되는 사람도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독립적으로 한동훈 라인이 또 있거든요. 그 사람들이 싹 날아갈 겁니다.

1월23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파행된 후 야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세 번째 뉴스 키워드 : ‘국회의원 폭력 제압’ 운영위 소집 무산

■ 진행자 / 지난주 목요일 강성희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장에서 끌려 나간 사건, 민주당이 운영위를 소집하겠다고 했죠?

■ 이은기 / 오늘(1월23일)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의 국회의원 폭력 제압 사태’를 단독 안건으로 운영위 개회를 요구했지만, 국민의힘이 동의하지 않아 무산됐습니다. 국회 각 상임위원회는 각 정부 기관을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고, 대통령비서실과 대통령경호처는 국회 운영위원회의 소관 기관인데요.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운영위 소집이 남발돼서는 안 된다. 대통령실을 매번 정쟁에 끼게 하는 행위는 정말 지양해야 한다”라면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의 돌출행동은 명백히 ‘대통령경호법’ 위반이었기 때문에 경호원들이 이격 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주장했는데요.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강성희 진보당 의원에 대한 대통령실 경호처의 과잉 경호 논란부터,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의혹 등 운영위 현안 관련 안건이 쌓여가는데도, 야당의 운영위 소집 요구가 매번 “무시되고 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 진행자 / 국회 운영위가 집중적으로 대통령실을 감시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안 열리고 있거든요.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세요?

■ 김준일 / (국회가) 굉장히 무력화 돼있는데, 일단 선거를 빨리 끝내고 정상화됐으면 좋겠다.

■ 진행자 / 4월 10일까지는 운영위 개회가 어렵다?

■ 김준일 /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래서 (다음 총선에서) 여러 정당이 나와서 (국회 정당 구성이) ‘1 대 1 구도’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야당에 힘이 실리고, 정부·여당에서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 같은 의석수라도 ‘1 대 1 구도’면 여당이 상대하기가 편해요. 특정 정당의 요구인 것처럼, 모든 국민을 1 대 1로 가르면 되거든요. 이게 국민 다수 의견이 되면 그렇게 무시하기가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 최한솔 PD, 김세욱·이한울 PD(수습)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김준일 〈뉴스톱〉 수석 에디터, 이은기 기자

이은기 기자 yieu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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