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와 예능, 양손에 쥘 주현영 “새해에는 그녀, ‘크리스틴 위그’처럼”[스경X인터뷰]
배우 주현영의 요즘은 누가 봐도 나무랄 데 없어 보인다. 그는 올 초 막을 내린 MBC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하 열박뎐)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지상파 주연급으로 올라섰다. 주인공 박연우 역 이세영과 함께 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며 맹활약했다.
그의 한 손에 든 무기가 ‘연기’라면 다른 손에는 ‘예능’이 있다. 2021년부터 시작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리즈에서 그의 입지는 단단하다. MZ세대를 막 떠온 듯한 ‘주기자’ 캐릭터를 시작으로, MZ가 ‘젊은 꼰대’가 되는 과정을 다룬 ‘MZ 오피스’ 등 활약이 대단하다.
하지만 정작 이러한 2023년을 돌아보는 주현영의 표정에는 아쉬움도 남아있다. 한창 달려야 할 시기 집중을 온전히 못 해 혹여나 놓친 부분이 없나 하는 조바심 그리고 실제 놓쳐버린 무언가를 확인하는 허탈함이 공존한다. 이를 마냥 주현영의 ‘욕심’으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을 보는 주현영의 시선은 구체적이다.
“연기와 예능 활동을 함께 하면서 어느샌가 조금씩 마음이 불편해짐을 느꼈어요. 처음 ‘SNL’을 시작할 때는 ‘SNL’ 밖에 몰랐어요. 나중에는 여러 기회가 생기니까 프로그램 안에서 작가님들이 주시는 역할을 수행하기에 급급한 거였어요. 처음 쏟았던 열정이, 몸이 편해진 것만큼 덜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고요. 체력이 떨어지면서 멘털도 무너졌던 것 같아요. 특히 ‘열박뎐’과 ‘SNL’이 함께 가는 일정이라 더 많이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열박뎐’에서 주현영이 연기한 사월은, 마치 카메라 밖에 주현영을 오래 지켜본 사람이 준 것처럼 그의 일상과 ‘착 붙는’ 배역이었다. 스태프들과의 소통도 애틋했고, 이세영을 비롯한 선배·동료연기자들과도 끈끈했다. 무엇보다 박연우를 따르는 마음을, 실제 있는 언니들을 따르는 듯한 느낌으로 재현하자 연기도 재미있었다.
“제가 단호함이나 결단력은 좀 부족한 사람이어서, 그런 걸 완벽하게 지닌 세영 언니의 모습이 너무 부러웠어요. 언니는 주연으로서 책임감도 강해, 저는 그냥 따라가면 되는 것 같았죠. 홍성표 역의 조복래 오빠와는 상대역이었는데, 너무 편하게 제가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둘이서 서로 반목하다가 알콩달콩해지는 과정을 다채롭게 만들어볼 수 있었죠.”
특히 이세영과의 호흡은 과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당시 박은빈과의 호흡과 빗대어져, 주현영이 가진 ‘워맨스 장인’으로서의 면모를 도드라지게 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는 이세영과 둘도 없는 호흡을 보였다.
“성격적으로 두 분은 모두 자신이 하시는 일뿐 아니라 모두를 다 바라보고 계시고, 계산을 다 한 다음 책임감을 갖고 임하시는 편이에요. 결이 조금 다르다면, 은빈선배는 그 일을 조용히, 차분하게, 아무도 모르게 하신다면 세영 선배는 좀 더 에너지가 나와서 적극적으로 소리 내 다가서는 분이죠.(웃음)”
주현영은 이 작품을 통해 지난해 연말 ‘MBC 연기대상’에서 여자신인상을 수상했다. 2022년 백상예술대상 여자 예능상에 이어 청룡시리즈어워즈 신인예능인상 등 예능으로 주로 수상을 했던 경력에 연기자로서의 수상기록을 추가했다.
“연기에 도전한다는 자체가 저를 캐스팅해주시는 분들에게 실망을 드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는데요. 필요 이상으로 두려움을 안고 연기를 했던 것 같기도 해요. 이번에는 그 과정이 사랑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드러났어요. 재밌게 편하게 했는데 칭찬도 받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두 일을 병행하는 데 있어 오는 여러 어려움은 주현영이 반드시 넘고 싶은 허들 중 하나다. 당연히 예능으로 이름을 알렸기에 그런 이미지가 굳어진 대중들도 있다. 하지만 또 ‘우영우’나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등의 작품을 통해 배우로 봐주는 시선도 있다. 이 두 가지 가치는 주현영이 반드시 지키고 싶은 것이다.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몸이 재산이잖아요. 멘털도 강해지기 위해 운동량도 늘렸어요. 무엇보다 캐릭터의 필요에 의한 다이어트가 아니라면, 단순히 예뻐 보이기 위해 하는 다이어트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고, 식사량도 늘리니까 건강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목표의식도 분명하다. 주현영의 롤모델은 꽤 세분돼 있고, 구체적이다. 연기로는 배우 오정세를 동경하고, 예능적으로는 국내 롤모델과 해외 롤모델이 따로 있다. 국내에서는 ‘라디오스타’의 MC를 맡은 장도연이 있고, 해외로는 미국 원조 ‘SNL’의 히로인 크리스틴 위그가 있다.
“그분의 연기는 정말 맛있는 소스에요. 어떤 요리에 붙여놔도 감칠맛이 나거든요. 재미있는 연기도 하시지만 다양한 장르에 나오시고, 시나리오도 쓰는 분이죠. 오정세 선배님도 마찬가지예요. 코믹 연기를 잘하시지만 그렇지 않은 연기에도 능하시죠. 철저하게 각인된 이미지에 구속되지 않고, 정반대의 캐릭터를 해내시는 모습을 본받고 싶어요.”
크리스틴 위그처럼, 주현영은 다채로운 연기를 바탕으로 미국 ‘SNL’ 진출, 자신만의 콘텐츠 론칭, 시나리오 쓰기 등 해보고 싶은 것도 많다. 이를 보면 지난해의 고민은 진정한 ‘팔방미인’이 되기 위한 시행착오에 가깝다. 그는 과연, 얼마나 다채로운 매력을 지니려고 이러는 걸까.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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