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90도 인사에 尹 어깨 ‘툭’…서천 화재현장서 갈등 봉합 그림

김나현 2024. 1. 23. 19: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충북 서천서 한밤중 발생한 대형 화재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나란히 현장을 찾았다.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을 두고 사과 필요성에 대해 입장이 갈리며 촉발된 당정 갈등이 한 위원장의 사퇴 거부로 고조된 가운데 두 사람이 함께 민생 현장을 방문한 것은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천 화재현장서 나란히 선 尹·韓
韓, “대통령과 민생 나눠, 깊이 존중”
일부 상인 “위로 한마디 없이 정치쇼”

충북 서천서 한밤중 발생한 대형 화재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나란히 현장을 찾았다.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을 두고 사과 필요성에 대해 입장이 갈리며 촉발된 당정 갈등이 한 위원장의 사퇴 거부로 고조된 가운데 두 사람이 함께 민생 현장을 방문한 것은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하얀 폭설이 내린 이날 화마가 집어삼킨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은 새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이날 오후 1시쯤 현장에는 한 위원장이 청록색 민방위 재킷 차림으로 먼저 도착해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윤 대통령은 40여분 후 감색 점퍼를 입고 나타났다. 윤 대통령을 만난 한 위원장은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렸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네고 한 위원장의 오른쪽 어깨를 한 번 툭 쳤다. 서로 간 화해의 제스처를 주고받으며 그간 쌓인 갈등을 털어내는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흩날리는 눈발 속에 함께 서 소방당국으로부터 화재 경위 등을 보고 받고 전소된 현장을 둘러 봤다. 윤 대통령과 나란히 선 한 위원장은 줄곧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사담을 나누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후 윤 대통령은 피해 상인들이 모여 있는 시장 고객지원센터 1층에 들러 5분여간 상인들과의 면담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상인 대표들과 만나 “특별재난지역선포 가능 여부를 즉시 검토하고 혹시 어려울 경우에도 이에 준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읍 화재 피해를 본 서천특화시장 일부 상인들이 "시장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정작 피해 상인들에게 한 마디 위로나 어떠한 발언도 없이 사진만 찍고 갔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을 78일 앞두고 위기감이 고조되며 당정이 서둘러 갈등 봉합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피해 상인들 사이에선 화재 피해 현장을 화해의 공간으로 이용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200여명의 상인들은 윤 대통령의 방문 소식을 듣고 피해 지원 등을 호소하기 위해 고객지원센터 2층에서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기다렸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센터 1층에서 상인 대표들과 짧은 만남 후 돌아가자, 기다림에 지친 상인들은 “이 추운 날씨에 와서 위로 한마디 안 하고 갈 거면 무엇하러 오냐”, “국민을 위한답시고 왜 우리를 보고 가지 않느냐. 정치쇼를 하러 온 것이냐”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함께 대통령 전용 열차를 타고 상경했다. 서천을 떠나 서울역에 도착한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민생 지원과 관련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며 “대통령님에 대해서 깊은 존중과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과 반목하게 된 근본 원인인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관련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뜨면서, 당정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천=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