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갓 올라온 선수였는데 대표 좌완 됐고"…군대 다녀오니 싹 바뀌었다, 다시 시작이다

김민경 기자 2024. 1. 2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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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규 ⓒ 두산 베어스
▲ 지난해 몸무게 10㎏을 감량하고 전역한 김민규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정)철원이는 1군 주축 선수가 됐고, (최)승용이는 내가 군대 가기 전까지만 해도 1군에 갓 올라온 선수였는데 대표 좌완이 됐더라."

두산 베어스 우완 투수 김민규(25)는 지난해 6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하고 팀에 복귀했을 때 투수조 변화에 깜짝 놀랐다. 입대 전에는 1군 전력 외로 평가됐던 선수들이 하나둘 성장해 자리를 꿰차고 있었기 때문. 2022년 신인왕을 차지하면서 필승조로 발돋움한 입단 동기 정철원(25)과 왼손 에이스 기대주로 성장한 후배 최승용(23)이 대표적이었다. 또 다른 입단 동기인 곽빈(25)이 팔꿈치 재활을 모두 끝내고 국내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것 역시 김민규에게는 놀라운 일이었다.

김민규는 위에 언급한 투수 3명보다 일찍 1군에서 기회를 얻었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했을 때부터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과 제구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서 중용되면서 29경기, 53⅓이닝을 던졌고, 입대 직전 시즌인 2021년에도 31경기, 56⅓이닝을 기록하면서 대체선발투수 또는 불펜으로 힘을 보탰다.

동기 그리고 후배들의 성장은 김민규에게 꽤 큰 자극이 됐다. 김민규는 전역을 앞두고 조금 더 건강한 몸을 만들고자 운동을 열심히 했고, 그 과정에서 10㎏ 정도 몸무게가 줄었다. 90㎏ 초반에서 80㎏ 초반으로 몸무게가 줄어들면서 운동할 때 몸이 훨씬 가벼운 느낌이 들어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김민규가 상무에서 전역하자마자 1군 엔트리에 등록하면서 기대감을 보였다. 상무에서 계속 경기를 뛰던 선수였기에 바로 1군에 합류해도 적응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는데, 단 이틀 동안 1경기 투구를 지켜본 뒤 2군행을 통보했다. 이 감독과 코치진 모두 구위가 떨어졌다고 판단해서였다. 8월에 한번 더 1군에서 기회를 얻었으나 지난해 6경기 등판에 그친 채 시즌을 마무리했다.

23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김민규는 "상무에서 잘하고 전역했다고 생각했는데, 체중이 급격히 빠져서 그랬는지 힘에 부쳐 구위가 떨어졌다. 2군에 가서 구위를 회복하고 다시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마음처럼 구위가 올라오지 않았다. 몸과 다르게 밸런스가 안 맞았던 것 같다. 당시 몸무게가 81㎏ 정도였으면, 지금은 86㎏ 정도까지는 찌웠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한 뒤로는 서두르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김민규는 "전역하고 의욕이 앞섰던 것 같다. 지금은 차근차근 훈련을 해 나가려 한다. 전역했을 때는 구속 기복이 컸다. 구속도 꾸준해야 하고, 구속이 안 나오더라도 구위가 있어야 맞아도 파울이 나는데 그런 공이 안 나왔다. 구속은 평균 143~144㎞, 최고 147~148㎞ 정도 나왔을 때 결과가 좋았던 것 같다"며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두산 베어스 김민규 ⓒ 잠실, 김민경 기자

김민규는 이제 냉정히 자신보다 앞서 있는 동기들, 그리고 후배들과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마음의 준비는 돼 있다. 김민규는 "나도 야구만 잘하면 되니까. 못 따라잡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경쟁이 힘들긴 한데, 이겨내야 좋은 투수가 된다고 생각한다. 프로는 냉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팀이 그동안 좋은 투수들을 많이 뽑아 왔기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졌다 생각한다. 좋은 선수들과 좋은 경쟁을 해서 1군에 올라가는 게 최고의 시나리오다. (지난해는) 내 실력이 떨어져서 1군에 못 있었다. 내가 잘하면 언제든 1군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눈을 반짝였다.

신인 시절 2군에서 함께했던 조웅천 1군 투수코치를 다시 만난 것도 김민규에게는 좋은 일이다. 김민규는 "신인 때 두산에서 함께했던 코치님이라 반가웠다. 코치님께서 신인 때보다 여유도 있고, 공도 훨씬 좋아졌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민규는 다음 달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5선발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곽빈과 최승용이 선발 2자리를 사실상 확보한 가운데 김민규는 최원준, 김동주, 이영하, 김유성 등과 경쟁해 살아남아야 한다.

김민규는 "항상 나는 초반에는 컨디션이 안 올라오고 여름, 가을부터 구위가 올라왔다. 생각해 보면 겨울에 공을 안 던졌던 것 같다. 여름과 봄에 잘할 수 있게 올해는 겨울부터 공을 많이 던졌다. 예전 겨울보다 올해 2~3배 더 많은 공을 던진 것 같다. 겨울에 많이 던져야 좋은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달라진 준비로 달라질 결과를 기대했다.

가장 큰 목표는 1군에 가능한 오래 머무는 것이다. 김민규는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낸 적이 없다. 불펜으로 기회를 얻는다면 60이닝 이상, 선발로 기회를 얻는다면 100이닝 이상 던져 보는 게 목표다. 올해도 팀이 무조건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큰 무대에서 던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김민규 ⓒ곽혜미 기자
▲ 김민규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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