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임신 중 지켜야 할 심장 건강수칙

2024. 1. 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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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석 서울시 서울의료원장

임신은 신체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임신 말기의 자궁은 태아와 양수 그리고 태반의 무게를 합쳐 무려 11~14㎏ 정도가 된다. 단순히 무게만 나가는 것만 아니라 태아가 성장하기 위해 다량의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혈액량은 임신 6주부터 서서히 증가해 말기에는 평균 50% 정도가 증가한다.

혈액양의 증가가 적혈구의 증가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임신 중에 빈혈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1분 동안 심장에서 혈액을 내보내는 심박출량도 50%까지도 증가하지만, 혈압은 혈액량의 증가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어서 혈압은 임신 3개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임신 중반기에 가장 낮다가 후반기에는 다시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커진 자궁의 무게로 인한 부담도 있다. 특히 천장을 보고 누운 자세에서는 무거워진 자궁이 복부에서 심장으로 혈액을 보내는 하대정맥을 압박해 정상적인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 따라서 저혈압이 일시적으로 생기는데 전체 임산부의 11% 정도에서 나타난다. 이런 변화는 정상적인 산모에게도 부담이 되지만 평소에 심장병을 가지고 있다면 좀 더 섬세한 관찰과 치료를 요하게 된다.

그런데 임신 중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임신중독증이라고 부르는 고혈압이다. 임신 중에 높은 혈압 즉 수축기 혈압이 140 이상, 낮은 확장기 혈압은 90 이상이면서 소변에서 단백질이 나오는 상태이다. 전체 임신의 5~10%에서 나타난다. 전체 모성 사망의 16%로 1위를 차지하는 심각한 병이다.

모성 사망의 다른 원인으로는 출혈 13%, 유산 8%, 감염 2%가 있다. 또 임신중독증은 임신 기간이나 분만 전후에 전신의 경련 발작이나 의식 불명을 일으킬 수 있다.

원인으로는 면역 문제, 호르몬의 작용,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학설이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고혈압이나 신장병 그리고 당뇨가 있는 경우, 고령의 임신일 때는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관찰해야 한다. 특히 40세 이상의 산모는 20, 30대에 비해 3배 정도 흔하다.

치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염분을 제한하며 혹시 발생할 수도 있는 경련을 예방하기 위해 마그네슘을 공급하는 일반적인 치료를 우선하게 된다. 혈압약의 사용은 160·110 이상의 중증일 때 투여하는 것은 이견이 없다. 이 때 사용되는 고혈압 약들은 FDA 기준 C 등급인데 이는 동물 실험에서는 부작용이 관찰되었지만 사람에게는 부작용이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면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경증의 고혈압일 때이다. 이 때 혈압약을 투여하면 중증 고혈압으로 진행되는 비율을 40~60% 낮추는 장점이 있으나 반면에 저체중아 출산, 조산 등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는 혈압이 낮아지면서 자궁으로 가는 혈액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혈압 측정을 하면서 지켜보게 되지만 고령의 산모, 당뇨병, 흡연력, 고지혈증 등이 있는 고위험군 산모라면 혈압약을 투여하는 것을 권하게 된다. 대개는 출산 후에 정상 혈압으로 회복되지만 나중에 만성 고혈압으로 발전하면 좌심실 비대가 쉽게 발생한다.

임산부의 5% 정도에서 당뇨가 발생하는데 특히 비만하거나 가족력이 있으면 더 위험하다. 혈당이 과도하게 높으면 태아 기형이나 4㎏ 이상의 과체중으로 출산할 확률이 높고 나중에 소아비만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 또한 산모는 출산 후에 정상혈당으로 회복되지만 임신 중에는 고혈압 및 조산의 위험이 높고 장기적으로는 출산 후에 당뇨와 협심증을 앓을 확률이 높아진다. 치료는 인슐린은 임신 중에도 투여가 가능하며 먹는 약 역시 임신 중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들이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임신 중의 또 다른 문제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대개는 맥박이 빨리 뛰는 동성 빈맥이 76%를 차지하는데 이 때는 굳이 치료할 필요는 없다. 이외에도 다양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환자의 상태와 부정맥이 나타나는 빈도에 따라 치료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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