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尹 존중·신뢰 변함없다"… `민생`고리로 파국 피했다

한기호 2024. 1. 2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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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갈등을 서둘러 봉합했다.

최근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 주류 친윤(親윤석열)계는 총선을 70여일 남기고 초유의 갈등을 노출했다가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자제 분위기로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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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대립땐 공멸" 인식 공유
韓, 金 명품백 논란은 말 아껴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갈등을 서둘러 봉합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나란히 충남 서천 수산물특화시장 대형 화재 현장을 찾은 것이다.

양측이 갈등을 조기 진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일정을 사전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점검 이후 양측은 같은 열차로 상경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서울역에서 기자들을 만나 사퇴 요구 갈등에 관해 "그런 말씀보단 저희가 민생지원에 관한 얘기를 서로 잘 나눴다"고 했다. 김경율 비대위원 사퇴론 논의에 대해서도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결국 정치는 민생 아니겠나"라며 민생 지원책 논의로 화제를 돌렸다. 갈등이 봉합된 것이냐는 질문엔 "대통령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이 나라를 잘 되게 하겠다는 생각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답변을 가름했다. 한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수수 의혹 논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최근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 주류 친윤(親윤석열)계는 총선을 70여일 남기고 초유의 갈등을 노출했다가 '파국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자제 분위기로 선회했다. 앞서 명품백 의혹을 두고 여당 원내지도부는 '정치공작' 피해사례로 규정하고 한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서 볼 문제라고 시각차를 들러내면서 파열음이 났다.

대통령실과 주류에선 지난 17일 한 위원장이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김 비대위원 서울 마포을 출마를 직접 소개한 점을 두고 '한동훈 사천(私薦)'으로 규정하고, 김 비대위원이 당일 한 유튜브에서 김 여사 의혹에 관해 프랑스 대혁명을 촉발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생활 문제'로 빗댄 발언에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윤재옥 원내대표가 중재한 3인 회동에서 한 위원장과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이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계 초선 이용 의원이 그날 '윤 대통령의 기대와 신뢰 철회'를 단정한 보도를 여당 의원 단체대화방에 공유했고,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이라며 "국민 보고 나선 길, 할 일 하겠다"고 사퇴 불가를 못박으면서 갈등이 정점으로 향했다.

22일 한 위원장은 '사퇴 거절'과 함께 김 여사 논란에 관한 '입장 불변'도 밝혔다. '김경율 사천' 시비의 경우 그는 경선 절차를 부정하지 않았고 출마 발표 전날(16일) 지도부와 상의를 거친 문제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날 당 사무처 비공개 순회를 계획했던 한 위원장은 재난대응, 민생에 집중하며 윤 대통령과의 극적인 화해를 연출했다.

3인 회동이 공개된 이후 윤 대통령은 참모진과 "계속 대립하다가는 공멸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한다. '윤·한 회동'에 앞서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봉합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고, 이용 의원은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취소한 뒤 봉합이 이뤄졌다. 다만 '해소'까지 낙관하긴 이르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경률 비대위원 거취와 김여사 의혹에 대한 여권 입장이 명확한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공천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갈등이 불거질 개연성은 다분하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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