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선방↔치명적인 빌드업 실수…'두 얼굴의' 조현우, 안정된 활약 꼭 필요하다[2023아시안컵]

심재희 기자 2024. 1. 2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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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부상' 김승규 대신 클린스만호 골문 사수
요르단전 '두 얼굴 활약', 경기력 개선 필요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호가 대회 도중 대형 악재를 만났다.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김승규는 15일(이하 한국 시각)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 출전해 3-1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훈련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김승규를 대신해 또 다른 '철벽수문장' 조현우가 20일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 나섰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여러 차례 선방을 펼쳤으나, 치명적인 빌드업 실수를 범하며 '두 얼굴 경기력'을 보였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영웅으로 떠오른 조현우는 김승규 못지않은 좋은 골키퍼다. 볼에 대한 반응 속도와 슈퍼세이브 능력에서는 김승규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 러시아월드컵 독일과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눈부신 선방을 잇따라 벌이며 한국의 2-0 승리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는 와일드카드로 김학범호에 합류해 안정된 방어로 금메달을 견인했다.

약점으로 지적받는 부분이 있다. 바로 패스 능력이다. 양발을 다 쓰지만 패스 정확도가 떨어지고, 패스 타이밍에서 간혹 문제를 보이기도 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김승규와 대표팀 주전 수문장 싸움에서 밀린 것도 패스 능력에서 뒤졌기 때문이다. 후방 빌드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넘버2로 처졌고,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도 벤치를 지켰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후보로 출발했다. 김승규가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해 기회를 잡게 됐다. 요르단전에 긴급 투입돼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드러냈다. 요르단의 매서운 공세를 안정된 선방으로 잘 막아냈다. 하지만 후반전 초반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측면으로 치명적인 패스 미스를 범해 위기를 자초할 뻔했다. 전체적으로 골문을 잘 지켰으나 패스 약점을 다시 한번 노출했다. 

경기 후 조현우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여러 번 선방을 하며 한국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는 주장과 치명적인 패스 미스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는 의견이 대립각을 세웠다. 둘 다 맞는 이야기다. 선제골 이후 앞선 상황에서 요르단의 강한 공격을 잘 방어했다. 자책골 불운과 중거리포 역전 실점이 나왔지만, 대체적으로 조현우의 경기력은 괜찮았다. 그러나 후반전 초반 뒤진 상황에서 나온 패스 미스는 옥에 티였다. 자칫 잘못해 추가골을 내줬으면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을 뻔했다. 좀 더 집중하고 항상 안전하게 볼 처리를 해야한다는 숙제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조현우는 요르단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일 것을 다짐했다. "준비한 대로 경기를 했지만 실점을 했다는 점은 아쉽다"며 "빨리 회복해서 다음 경기들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승규 형의 부상이 안타깝다. 승규 형 몫까지 최선을 다해 뛸 것이다. 지나간 일은 빨리 잊고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은 25일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E조 3차전을 벌인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조 순위가 결정되고, 16강 토너먼트 길도 펼쳐진다. 당연히 최후방을 지킬 조현우의 좋은 활약이 필요하다. 특히, 내일이 없는 토너먼트 승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조현우가 환상적인 슈퍼세이브 행진에 안정된 후방 빌드업까지 책임져야 한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는 골키퍼 숙명을 되새길 조현우가 자신의 약점을 지우며 철옹성 골문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현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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