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거짓말도 서슴지 않아"…'고거전' 원작자, 감독·작가 입장문에 반박 [MD이슈]

강다윤 기자 2024. 1. 2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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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고려거란전쟁' 포스터. / KBS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원작 소설을 집필한 길승수 작가가 제작진의 입장에 재반박했다.

길승수 작가는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그 방향성이 천추태후는 좀 아니잖아'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길 작가는 "오늘 KBS에서 해명 보도 냈더라. 웃기지도 않는다"며 "제가 2022년 6월 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더라.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되어서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그런 스토리'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화들짝 놀라서 말했다. '전작 'KBS드라마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며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되었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어느 정도 살아남았더군요. 원정왕후를 통해서다"라고 말했다.

이후 길 작가의 글을 게재된 뒤 전우성 PD와 이정우 작가의 입장문이 공개됐다. 이를 통해 전우성 PD는 "길승수 작가는 이정우 작가의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자신의 소설과 '스토리 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된 자문을 거절했고 수 차례 자문에 응해줄 것을 요청하였지만 끝내 고사했다"라고 말했다.

이정우 작가 역시 "저는 이 드라마의 작가가 된 후, 원작 소설을 검토하였으나 저와는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때부터 고려사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설계했다. 제가 대본에서 구현한 모든 씬은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창작된 장면들"이라며 "원작 소설가가 저에 대한 자질을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분명 도를 넘은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길 작가는 "내가 자문을 거절했다고. 이제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다. 그럼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며 "이정우 작가로 교체된 다음에 회의를 갔는데, 이정우 작가가 마치 저의 위의 사람인양 저에게 페이퍼 작성을 지시하더라. 페이퍼 작성은 보조작가의 업무이지, 자문의 업무가 아니다"라고 반박글을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길 작가는 전 PD가 집 근처까지 찾아와 이 작가 시킨 대로 페이퍼를 작성할 것을 요구했으나, 자신은 자문계약을 했지 보조작가 계약을 한 것이라 아니라 항변했다. 또한 문을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전 PD는 다른 자문을 구하겠다 말했다. 어려운 내용이니 꼭 자문을 받아야 한다며 다른 이를 추천하는 길 작가에게 전 PD는 '알아서 하겠다'라고 답했다고.

길 작가는 "내가 자문을 거절한 거냐"라며 "지금이라도 사태를 거짓으로 덮으려고 하지 말고 '대하사극인데 역사적 맥락을 살리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고려거란전쟁'은 양규(지승현)의 전사 이후 궁중 암투와 현종(김동준)의 묘사를 두고 역사 왜곡 및 원작과는 다른 전개 등으로 시청자들의 불만을 샀다. 여기에 원작자 인 길 작가도 불만을 표하자 전 PD와 이 작가 역시 입장을 밝히며 논란에 더욱 불이 붙었다.

전우성 PD와 김한솔 PD를 비롯해 배우 김동준, 지승현, 이시아, 하승리, 최수종이 참석한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제작발표회. / 마이데일리

▲ 이하 길승수 작가 글 전문.

오늘 KBS에서 해명 보도 냈더군요.

웃기지도 않군요.

전PD가 먼저 내부적인 진행 상황을 공개했으니, 저도 이제는 부담 없이 공개해도 되겠군요.

'KBS고려거란전쟁 제작 참여기'를 쓰고 싶지만, 주중에는 소설을 써야 하므로 주말에 시간이 되면 간단하게 작성해 보겠습니다.

제가 2022년 6월 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더군요.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되어서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그런 스토리'였습니다.

제가 화들짝 놀라서 말했죠.

"전작 'KBS드라마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되었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어느 정도 살아남았더군요. 원정왕후를 통해서요.

▲ 이하 길승수 작가의 기사 내 두 번째 글 전문.

제가 자문을 거절했다고요!!!

이제 거짓말도 서슴치 않는군요.

그럼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겠습니다.

이정우 작가로 교체된 다음에 회의를 갔는데, 이정우 작가가 마치 저의 위의 사람인양 저에게 페이퍼 작성을 지시하더군요.

그런데 그런 페이퍼 작성은 보조작가의 업무이지, 자문의 업무가 아닙니다.

아마 제 기억에는 관직명과 인물들에 관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그건 보조작가의 업무이지, 자문이 하는 일이 아니다. 내가 통합해서 작성한 고려사가 있으니, 보조작가에게 시키면 된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얼마든지 알려주겠다."

그런데 전PD가 집 근처까지 찾아와서, 이정우 작가가 시킨 대로 페이퍼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항변하며 말했습니다.

"저는 자문계약을 했지, 보조작가 계약을 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전PD는 계약 내용을 수긍하면서, 그래도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올 필요 없다고 하더군요.

제가 고려거란전쟁이 어려운 내용이니 자문을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다른 자문을 구하겠다고 전PD가 말했죠.

마지막으로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려거란전쟁이 어려운 내용이니 꼭 자문을 받아야 한다. 만일 나에게 받기 싫다면, 임용한 선생님께 받는 것을 추천한다."

전PD의 대답은,

"알아서 하겠다."

제가 자문을 거절한 것인가요?

지금이라도 사태를 거짓으로 덮으려고 하지 말고, '대하사극인데 역사적 맥락을 살리지 못한 것을 사과하고 앞으로 최대한 노력하겠다'

라고 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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