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범대본, ‘시민단체 겁박하는 국회의원 제명·퇴출시켜라'

이영균 2024. 1. 2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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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前 대통령 고발 관련, 친문의원들-시민단체 ‘정면 대결’
포항 촉발지진 책임자로 대통령·장관을 특정하고 살인죄 등 고발
친문의원들, ‘고발 취소않으면 법적조치 등 모든 수단 대처할 것’
친문 의원들, ‘이명박·박근혜도 책임, 왜 문재인 탓만?’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이하 범대본)는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과 시민단체를 겁박하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제명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범대본’ 모성은 의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성환(서울 노원병), 이용선(서울 양천을), 김영배(서울 성북갑) 의원의 실명을 나열하면서, 국민이 부여한 힘과 권력을 앞세워 오히려 시민과 시민단체를 겁박하는 정치인은 이 시대에 사라져야 할 정치인이라고 맹비난했다.

모성은 포항지진범대본 의장은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포항지진범대본 제공
모 의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에 근무했던 국회의원들이 지난 1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고발한 범대본에게, 고발을 취소하거나 사과하라고 겁박했지만, 시민단체를 상대로 한 국회의원들의 논리는 앞뒤도 맞지 않는 엉뚱한 내용이었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1월 17일 같은 날, 친문 의원들이 개최한 또 다른 기자회견에서 검찰에 대처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매우 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힘 있는 검찰에 대하는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힘 없는 시민에게는 이토록 함부로 겁박해도 되느냐고 되물었다.

또 검찰이 수사권한을 갖고 있듯이, 피해 시민들이 촉발지진을 발생시킨 최고 책임자를 조사·처벌해 달라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이라고 했다.

포항 시민들은 도리어 김성환, 이용선, 김영배 의원에게 무뢰한 정치인이라면서 시민 앞에 엎드려 사과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 공연히 시민들을 겁박하고, 시민단체의 명예를 훼손시킨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촉발지진 책임자 처벌과 관련해 공당으로서 책임있는 해명을 요구했다.

첫째, 2017년 4월 15일 땅 속에 물을 주입하다가 규모 3.1 지진이 발생하자 물 주입이 전격 중단됐는데, 이후 절대 물주입을 다시 해서는 안될 일을 ‘누가’ ‘언제’ ‘왜’ 다시 재개해서 촉발지진(triggered)을 발생시켰는지 밝혀 달라고 했다.  

2017년 4월15일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고, 그 후 물 주입을 다시 시작해서 촉발지진이 발생한 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라는 것이다.

둘째, 포항지진의 책임소재는 지열발전사업을 허가하고 시작한 이명박·박근혜 정부 인사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세월호 침몰사고의 경우 선박 구입.개조 등을 허가하거나 공적자금을 투입한 이전 정부에게는 왜 책임을 묻지 않았는지 대답해 달라고 했다.  

셋째, 문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 전환 로드맵이 2017년 10월24일 국무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에 한 달 전까지 물주입으로 발생한 포항지진과는 관계없다고 주장하는데, 국무회위 통과된 날짜와 물주입한 날짜가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설명해 달라고 했다.

또 2017년5월9일 정권 출범 후 문 전 대통령과 정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를 홍보했고 2017년 7월 14일을 기점으로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하에 신고리 원전(5·6호)의 건설이 중단됐다는 것도 잘 알려진 팩트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시민단체 범대본의 정면대결은 범대본이 지난 1월 16일 포항 촉발지진 책임자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민주당 소속 친문의원들은 범대본이 만약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지 않으면 절대 가만있지 않겠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범대본은 다시 피해시민과 시민단체를 겁박하는 무뢰한 정치인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모성은 범대본 의장은 지난 1월 16일 고발장을 통해 2017년 포항에서 발생한 촉발지진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과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탈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그동안 중단된 지열발전 물 주입 등의 작업을 무리하게 재개하다가 촉발지진을 발생시켰다는 것이다.

모성은 의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포항지진은 이미 예고된 사고였다"고 주장하면서 "전문가들은 지진 당일 아침에도,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견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지열발전 주입공에 물을 주입하다가 엄청난 사상자와 함께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히고 말았다’고 했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는 포항지역의 순수 시민단체로서 국가를 상대로 한 국내 최대 집단소송에서 포항시민 5만여 명의 원고를 주도해 지난해 11월 16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민사합의부에서 원고 승소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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