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원작자 "역사왜곡 우려" VS 작가 "소설과 별개의 작품"
박정선 기자 2024. 1. 23. 18:20
KBS 2TV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을 두고 원작 소설 '고려거란전기'의 길승수 작가와 드라마 대본을 쓴 이정우 작가가 팽팽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시작은 원작자였다. '고려거란전쟁'이 최근 매끄럽지 않은 전개로 지적받기 시작하자, 자신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의견을 낸 것.
길 작가는 '원작과 역사책을 KBS에 제공했다. 그것을 이용하여 쓰면 되는데, (드라마 대본 작가가) 자기 고유의 대본을 쓰겠다며 저러고 있다. 재미있게 쓰거나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데도. 그리고 시간상 실력이 뒷받침될 수도 없다. 대본 작가가 늦게 합류하여 연구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면서 극 중 현종 묘사에 관해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제작진도 나섰다. 23일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소설과 드라마는 별개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이 작가는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검토한 후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전 감독 역시 이 작가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것이 1회부터 지금까지 소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게 된 연유'라면서 '드라마의 경우 고유한 영역을 가진 또 다른 창작물이기에 제작진은 역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보다 상황을 극대화하고 감동을 끌어낼 수 있는 '고려거란전쟁'만의 스토리를 구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작자가 다시 반박했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 역사 왜곡이 우려될 정도의 이야기였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길 작가는 '오늘 KBS에서 해명 보도를 냈다. 웃기지도 않는다'면서 '2022년 6월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더라.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되어서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그런 스토리'였다. 화들짝 놀라서 말했다. 'KBS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 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되었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어느 정도 살아남았더라. 원정왕후를 통해서'라고 이야기했다.
'역사 왜곡'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자, 드라마를 쓴 이정우 작가가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소설을 영상화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원작 계약에 따라 원작으로 표기는 하고 있었으나 별개의 작품이라는 것.
이 작가는 '대본에서 구현한 모든 장면은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창작된 장면들이다. 그런데도 원작 소설가가 '16회까지는 원작의 테두리에 있었으나 17회부터 그것을 벗어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 이 드라마는 분명 1회부터 원작에 기반을 두지 않은 별개의 작품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글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다른 작가의 글에 대한 존중도 있어야 한다. 원작 소설가가 저에 대한 자질을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분명 도를 넘은 행동이다. 그런 식이라면 저도 얼마든지 원작 소설을 평가하고 그 작가의 자질을 비난할 수 있다. 다만 제가 그러지 않는 것은 타인의 노고에 대한 당연한 존중 때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려거란전쟁'은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 대하사극으로 많은 호응을 얻었다. 높은 시청률과 함께 호평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회차에서 무리한 전개로 혹평받으면서, 이를 지적한 원작자와 반격에 나선 작가 간의 논쟁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고려거란전쟁'은 논란 이후 시청률 제자리걸음 중이다. 지난 6일 방송된 16회에서 10.2%로 자체 최고 성적을 거뒀고, 이후 큰 상승세 없이 10% 전후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시작은 원작자였다. '고려거란전쟁'이 최근 매끄럽지 않은 전개로 지적받기 시작하자, 자신의 개인 블로그를 통해 의견을 낸 것.
길 작가는 '원작과 역사책을 KBS에 제공했다. 그것을 이용하여 쓰면 되는데, (드라마 대본 작가가) 자기 고유의 대본을 쓰겠다며 저러고 있다. 재미있게 쓰거나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데도. 그리고 시간상 실력이 뒷받침될 수도 없다. 대본 작가가 늦게 합류하여 연구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면서 극 중 현종 묘사에 관해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제작진도 나섰다. 23일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소설과 드라마는 별개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이 작가는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검토한 후 자신이 생각한 이야기의 방향성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전 감독 역시 이 작가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것이 1회부터 지금까지 소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게 된 연유'라면서 '드라마의 경우 고유한 영역을 가진 또 다른 창작물이기에 제작진은 역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보다 상황을 극대화하고 감동을 끌어낼 수 있는 '고려거란전쟁'만의 스토리를 구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작자가 다시 반박했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 역사 왜곡이 우려될 정도의 이야기였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길 작가는 '오늘 KBS에서 해명 보도를 냈다. 웃기지도 않는다'면서 '2022년 6월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더라.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되어서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그런 스토리'였다. 화들짝 놀라서 말했다. 'KBS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 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되었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어느 정도 살아남았더라. 원정왕후를 통해서'라고 이야기했다.
'역사 왜곡'이라는 단어가 언급되자, 드라마를 쓴 이정우 작가가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소설을 영상화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원작 계약에 따라 원작으로 표기는 하고 있었으나 별개의 작품이라는 것.
이 작가는 '대본에서 구현한 모든 장면은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창작된 장면들이다. 그런데도 원작 소설가가 '16회까지는 원작의 테두리에 있었으나 17회부터 그것을 벗어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 이 드라마는 분명 1회부터 원작에 기반을 두지 않은 별개의 작품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글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다른 작가의 글에 대한 존중도 있어야 한다. 원작 소설가가 저에 대한 자질을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분명 도를 넘은 행동이다. 그런 식이라면 저도 얼마든지 원작 소설을 평가하고 그 작가의 자질을 비난할 수 있다. 다만 제가 그러지 않는 것은 타인의 노고에 대한 당연한 존중 때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려거란전쟁'은 오랜만에 등장한 정통 대하사극으로 많은 호응을 얻었다. 높은 시청률과 함께 호평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회차에서 무리한 전개로 혹평받으면서, 이를 지적한 원작자와 반격에 나선 작가 간의 논쟁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고려거란전쟁'은 논란 이후 시청률 제자리걸음 중이다. 지난 6일 방송된 16회에서 10.2%로 자체 최고 성적을 거뒀고, 이후 큰 상승세 없이 10% 전후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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