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살에 연금 개시? 못 믿을 '통합연금포털'

[앵커]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통합연금포털에서 잦은 오류가 발생해 금융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감원은 금융사 관리감독을 더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는데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박연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가입한 연금상품 조회를 위해 통합연금포털에 접속한 50대 A 씨는 황당한 결과를 받았습니다. 

연금저축펀드 연금 개시일이 만 151세가 되는 2122년으로 돼 있는 데다 연금 수령 종료일은 2142년, A 씨가 만 171세가 되는 해로 설정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퇴직연금에 가입한 B 씨는 확정급여형인 DB에서 확정기여형인 DC로 전환했는데도, 통합시스템에서는 전환금액이 매년 투입되는 것으로 인식돼 연금액이 과다 산출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다반사라는 점입니다. 

연금액 과다 과소 산출에 사이트 먹통 등 이미 알려진 것들 외에도 하루에 많게는 대여섯 건까지 오류가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차적인 원인은 금융사에 있습니다. 

금감원의 통합연금포털은, 각 금융회사에서 월말을 기준으로, 다음 달 10일까지 전산 입력 후 은행연합회나 보험개발원을 통해 정보를 전송받는 시스템입니다. 

이 과정에서 각 금융사가 정보 입력을 지체하거나 늦게 업데이트를 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금감원의 관리부족 책임도 있습니다.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대표 : 금감원이 매번 업데이트에 대해서 관심을 가졌다면 자료입력이라든가 업데이트를 (금융사들이) 늦추겠습니까? 금감원이 목적에 충실하게 사이트 운영 점검들을 (해야 하는 게) 필요한 거죠.]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주의 조치 등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소비자보호실태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자료 업데이트 시차와 공시 방식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SBS Biz 박연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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