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대 1…클래식계 아이돌, 임윤찬 티켓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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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떼처럼 몰려드는 사람들, 사진을 찍기 위해 몸부림치는 팬들. 유명 K팝 스타가 거리에 등장했을 때 흔히 나타나는 반응이다.
임윤찬이 나오는 공연은 항상 동이 나기 때문에 정상 판매가보다 10배 높은 암표가 나오기도 한다.
연주 당일에는 취소 표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팬들로 창구가 북적이고, 임윤찬이 무대에 오르거나 연주가 끝날 때 객석에서 터지는 환호성은 아이돌 스타 못지않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팝스타처럼 임윤찬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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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100명 초청에 1.7만명 몰려
티켓 예매 1분만에 전석 매진
공연 잡히면 피 튀기는 예매 경쟁
다큐영화 '크레센도' 흥행 영향도
신드롬 시작은 밴클라이번 콩쿠르
신들린 연주에 신비로운 분위기
혜성처럼 등장해 대중 사로잡아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사람들, 사진을 찍기 위해 몸부림치는 팬들…. 유명 K팝 스타가 거리에 등장했을 때 흔히 나타나는 반응이다. 길거리는 스타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차고, 수많은 인파로부터 스타를 보호하기 위해 경호원이 따라붙는다.
클래식 음악계에도 웬만한 K팝 스타 뺨치는 연주자가 있다. 이제 갓 스무 살이 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그 주인공이다. 2022년 밴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그는 독보적인 연주 실력과 신비로운 분위기로 ‘클알못’(클래식을 알지 못하는) 대중까지 끌어들였다. 그의 ‘슈퍼스타급’ 인기는 콘서트장에 경호원을 대동할 정도다. 공연장에 경호원이 등장하는 사례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드물다.
티켓 이벤트에 하루 만에 1만 명 몰려
그의 연주가 열릴 때마다 ‘피케팅’(피 튀기는 예매 경쟁)이 벌어진다. 이달 25, 26일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도 그랬다. 임윤찬이 협연자로 나서는 이번 서울시향 콘서트는 티켓 예매를 시작한 지 1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이후 서울시향은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100명(인당 2매)을 랜덤으로 초대하는 ‘대시민 이벤트’를 개최했다. 서울시향에 따르면 지난 12~18일 열린 이 이벤트에는 서울시민 1만6861명이 몰려들었다. 경쟁률은 337 대 1에 달한다.
공연 티켓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콘텐츠는 그야말로 ‘핫’하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임윤찬의 밴클라이번 콩쿠르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크레센도’는 지난 21일 기준 관객 수 6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지 한 달 만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중 이 정도 관객 수를 기록한 경우는 전직 대통령이나 특정 정치 이슈와 관련된 영화를 제외하면 매우 드물다.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최근 3년 동안 개봉한 외화 다큐멘터리 중에서는 흥행 1위”라고 설명했다.
임윤찬이 나오는 공연은 항상 동이 나기 때문에 정상 판매가보다 10배 높은 암표가 나오기도 한다. 연주 당일에는 취소 표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팬들로 창구가 북적이고, 임윤찬이 무대에 오르거나 연주가 끝날 때 객석에서 터지는 환호성은 아이돌 스타 못지않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팝스타처럼 임윤찬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의 밴클라이번 콩쿠르 결선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1360만 회에 이른다.
기존의 문법과 달랐다
업계에서는 이런 임윤찬의 독보적인 스타성을 두고 ‘기존과 다른 성공 문법’이라고 이야기한다. 기존 클래식 스타들은 다수의 콩쿠르 무대에서 주요 관계자의 눈에 띄며 꾸준히 인지도를 쌓아가는 방식이라면, 임윤찬은 밴클라이번 콩쿠르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해 대중에게 직접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는 점에서다.
밴클라이번 콩쿠르 이전에 그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소수였다. 클래식계에선 무명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그랬던 임윤찬이 2주 넘는 시간 동안 예선·준결승·최종 결승 등 경연 과정을 통해 자연히 노출됐고, 이를 지켜보며 응원하던 이들이 강력한 팬덤으로 굳어졌다. 이는 “기존 클래식 스타의 문법이라기보다는 트로트 경연이나 프로듀스101 등 아이돌 경연과 비슷한 문법”이라고 클래식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한정호 음악칼럼니스트는 “젊은 연주자들이 그렇듯 임윤찬도 앞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게 될 것”이라며 “이 과정이 하나하나 대중에게 노출되는 게 아티스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다은/김수현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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