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이너스 금리 유지… 4월 해제 전망 속 임금·물가 '변수'

BOJ 새해 첫 금융정책결정회의
단기 -0.1%·10년물 0%대 동결
전문가 "춘투 이후 전환 가능성"
물가상승률 전망치 2.4%로 하향
美日 금리 격차 당분간 유지될듯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춘투(봄철 임금 협상) 이후인 4월께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OJ는 23일 이틀간 개최한 새해 첫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BOJ는 2016년 이후 단기금리를 마이너스로 동결했으나, 장기금리는 2022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변동 폭을 확대하며 상승을 허용해 왔다.

시장에선 BOJ의 '돈 풀기' 정책 전환의 신호탄인 마이너스 금리 해제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BOJ는 그 조건으로 물가 2%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상승과 임금과 물가 상승 선순환을 제시해 왔다.

지난해 일본 소비자물가는 식품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3.1% 오르며 1982년 이후 4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BOJ가 올해 봄에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단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봄철 임금 협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4월에 임금 인상 추이를 확인한 뒤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통해 금융정책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해 말 강연에서 "봄철 노사 교섭에서 명확한 임금 인상이 계속될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BOJ는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7%에서 1.8%로 소폭 올렸다.

또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24년 전망치는 기존 1.0%에서 1.2%로 올리고, 2025년도 전망치는 기존과 같은 1.0%를 제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이날 5개 민간 싱크탱크에 의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올해 실질임금이 플러스(+)가 되려면 평균 임금상승률이 3.6% 이상이 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00인 이상 일본 기업의 임금상승률 평균은 3.6%였다.

토탄 리서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즈루 카토는 "일본은행은 임금 상승과 물가의 선순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더 많은 증거를 원했기 때문에 동결하기로 결정했을 것"이라며 4월에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달러당 엔화 환율은 23일 오후 3시 30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0.01% 하락한 148.13엔에 거래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키로 하면서 크게 벌어진 미일간 금리차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 19일 스즈키 ��이치 일본 재무상은 "환율은 경제 기초 조건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