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OST 첫 참여 '소풍', 나문희·김영옥·박근형이 그린 '노인의 삶'(종합)[N현장]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가수 임영웅이 택한 영화 '소풍'은 중년, 노년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까. 나문희와 김영옥, 박근형 등 명배우들이 참여한 이번 영화는 따뜻하고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노년 세대의 비애와 존엄사 등의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 관심을 끈다.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소풍'(감독 김용균)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나문희와 김영옥, 류승수, 김용균 감독이 참석했다.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열 여섯 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나문희가 요즘 들어 돌아가신 엄마가 눈에 보이는 은심, 김영옥이 은심의 사돈이자 절친인 금순, 박근형이 어린 시절 은심을 짝사랑했고 지금은 고향을 지키며 사는 태호를 연기했다. 더불어 류승수가 은심의 아들 해웅을 연기했다.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은 김용균 감독은 '와니와 준하'(2001) '분홍신'(2005) '불꽃처럼 나비처럼'(2009) 등의 영화를 통해 남다른 감성을 보여준 바 있다. 마지막 작품이었던 '더 웹툰: 예고살인'(2013) 이후 약 11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된 김 감독은 "개봉이 감개무량하다, 개인적으로 감회가 깊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무엇보다 이 영화는 배우님들의 영화다, 보면 볼수록 그런 생각이 들고, 내가 감히 그 마음을 짐작하기 힘들어서 연출을 어떻게 할지 난감했던 점이 많았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제가 어떤 방향 정하거나 확신을 갖고 이렇게 하겠다 연출한다는 게 어줍잖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도 었고 시작할 때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들께 계속 어쭙고 선생님들 정말 마음대로 하셨다, 내가 첫 번째 관객으로서 지켜보는 매력이 컸다, 관객들도 저의 그런 느낌을 이 분들을 보면서 받길 바랐던 마음이 있다, 그거 하나 믿고 갔다"고 말했다.
감독의 말처럼 이번 영화는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함께 했다. 나문희와 김영옥은 평소에도 절친으로 알려져 있는 배우들. 영화 속에서도 절친을 연기한 두 사람은 이번 영화를 통해 더 관계가 끈끈해졌다고 말했다.
나문희는 영화 속에서 두 친구가 장난스럽게 뽀뽀를 하는 장면에 대해 "김영옥과는 뽀뽀를 많이 해도 된다, 화면에 보이는 것만큼밖에 못했다, 더 해도 되는데 정말 좋았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김영옥 역시 "(나문희와는)카메라에 나온 것보다 더 절친하다고 볼 수 있다, 참 큰 선물을 받은 거 같다, 끝까지 나문희하고 함께 찍는다"면서 "이 사람이 객기 부리고 이상한 데가 있으면 몰라도 늘 순수한 게 있다, 그런 차원에서 더더욱 여기서 찐 친구라고 다짐을 하는 친구를 얻은 거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문희에게)자꾸 더 전화를 많이 하게 되고 그런다, 오늘도 전화를 하고 엊저녁에도 또 했다, 큰 선물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영화는 노인의 존엄사에 대해 생각해볼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다. 나문희는 "지금은 마음대로 죽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을 보건소에서도 봤는데 이 영화를 촬영 할 때까지만 해도 우리 영감과 (나는)같이 연속으로 명을 길게 해주는, 연명치료 하는 걸 싫다고 했었다"면서 노인 존엄사를 다룬 영화의 소재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내가 일산에 사는데 보건소에서 백병원에 가보라고 하더라, 그 병원도 입원도 하고 절차가 힘들었다, 그걸 못 하고 한 사람은 갔다"며 "영화가 현실과 다른 것은 그게 변했다"면서 지난해 12월에 세상을 떠난 남편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나문희의 남편 유윤식씨는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났다. 유윤식씨는 영어교사로 출신으로 정년퇴임 후에는 그림 활동에 매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슬하에는 3녀가 있다.
이번 영화는 가수 임영웅의 자작곡 '모래 알갱이'가 영화 최초로 삽입됐다. 평소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인 것으로 알려진 김영옥은 임영웅이 OST에 참여한 것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자 "(임영웅의)팬이다, (영화 수록곡이)잔잔하고 좋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으로는 모르는데, 음악 감독이 (임영웅이)해줬으면 좋겠다 했나 보다, 나한테 부탁할 수도 있었겠지만 감독이 어려우니 나한테 부탁은 안 하고 직접 대시해 잘 했다, 본인이 영화를 보고 허락했다"면서 "악조건에서 오케이 한 거다, 그 친구는 어디 가서 뭘 하든 행사를 해도 어마어마한 개런티를 받는 입장인데 그런 쪽은 어림도 없는데 허락해줬다, 영화 입장은 너무 감사하고 고마울 일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임영웅씨의 음악이 회자되고 하면 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지 않을까,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다, 좋다"며 "임영웅이 내가 팬인데 음악까지 깐다고 해 나도 모르게 악, 대박 했다, 그런 탄성을 질렀다, 좋을 수밖에 없다"면서 처음 임영웅의 참여 소식을 듣고 느꼈던 감정을 전했다.
김 감독은 "영화의 마무리를 장식해 줄 뭔가 위로일 수 있고 희망일 수 있고 푸근함일 수 있고 복합적 감정의 곡이 필요한데 이 곡을 찾을 수 없던 차에 제작진과 우연히 편집실에 가는데 아무래도 임영웅님이 곡을 해주면 정말 어울릴 텐데 했었다, 그래도 언감생심 바라기 힘든 환경인데 마침 그 노래를 제작자님이 틀었나, 라디오에서 나왔나 했다, 저는 영화 준비하느라 못 들었던 곡이었다, '모래 알갱이'가 나오는데 너무 잘 어울리고 이 노래를 꼭 했으면 좋겠다 했었다"고 말했다.
결국 제작진이 임영웅에게 편지를 썼고, 임영웅은 '모래 알갱이'를 영화에 쓰는 것을 허락했다. 김 감독은 "이런 마음을 알아주신 것 같다, 돈을 떠나서 기사를 봤지만 음원 저작권료를 따로 기부하셨다, 수익으로 하지 않고, 그 마음이 느껴지더라, 이 자리를 빌려 임영웅님께 감사한다, 지지해주시는 영웅시대에도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는 '소풍'과 비슷한 시기 개봉하는 '도그데이즈'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도그데이즈'는 나문희, 김영옥과는 평소 절친한 윤여정이 출연한 작품. 나문희는 '도그데이즈'가 개봉을 앞둔 것에 대해 "윤여정은 우리의 자랑이다, 윤여정이 많이 했으면 좋겠다, (영화를) 하셨다니까 너무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김영옥도 "나문희가 나하고 한다는 거 듣고 같이 '요이땅' 하는 모양인데 영화를 안 봐서 모르겠지만 그건 어쩔 수 없다, 그 영화가 좋으면 우리 영화도 보고 그 영화도 본다, 그렇게 생각한다, 경쟁 대상으로 애기하기는 싫다"며 "훌륭한 배우여서 이야기가 좋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나문희와 김영옥, 윤여정은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2016)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한편 '소풍'은 오는 2월7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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