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식 회장 "韓 상속세는 경영권 다툼 조장하는 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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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사진)은 23일 "현행 상속·증여세 제도는 경영권 다툼을 조장하는 악법"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대흥동 중견련에서 한 인터뷰에서 "과도한 상속·증여세 부담 때문에 창업주가 승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다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각종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과도한 상속·증여세 부담 때문에 기업 승계가 늦춰지는 게 큰 문제라고 최 회장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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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식 중견련 회장, 작심 비판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사진)은 23일 “현행 상속·증여세 제도는 경영권 다툼을 조장하는 악법”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대흥동 중견련에서 한 인터뷰에서 “과도한 상속·증여세 부담 때문에 창업주가 승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다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각종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상속세보다 증여세 부담을 더 줄이는 편이 기업과 정부에 모두 윈윈이 된다”며 “기업인들이 후계자를 일찍 세울 수 있도록 상속보다는 증여를 활성화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과도한 상속·증여세 부담 때문에 기업 승계가 늦춰지는 게 큰 문제라고 최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10년 후 내는 상속세 100억원은 현시점의 증여세 50억원과 사실상 동일한 것 아니냐”며 “증여가 활성화되면 정부는 조세 수입이 더 늘어나서 좋고 기업은 후계 구도를 빨리 정리할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상속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룰’에 따라 전 세계가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는 한국 기업은 선진국에 비해 과도한 상속세와 법인세 부담을 지고 있다”며 “상속세율을 20~25%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50%)은 일본(55%)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OECD 평균(15%)을 크게 웃돈다. 최대주주가 기업을 승계할 때는 할증률이 적용돼 최고세율이 60%로 높아진다
"상속세 물납한 경우 10년내 되살수 있게 해야"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심팩(SIMPAC)을 포함해 13개 계열사를 경영하는 오너 기업인이다. 심팩은 자산 1조원, 순자산 7000억원을 보유한 기업이다. 최 회장은 기업증권사 샐러리맨으로 출발해 투자은행(IB)업계에서 경력을 쌓던 중 2001년 쌍용정공(현재 심팩)을 인수하면서 경영계에 발을 들였다. 2022년부터 중견련 회장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23일 인터뷰에서 “상속·증여세 부담을 낮추면 국가 경제의 파이가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상속증여세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기업을 쪼개거나 성장하지 않으려는 곳들이 있다”며 “그런 기업이 늘어나면 경제 성장을 가로막게 된다”고 우려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최근 수년간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를 완화했지만, 혜택을 체감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했다. 최 회장은 “가업상속 혜택을 보려고 하면 각종 규제가 많아 실제 공제 혜택을 받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며 “특히 중견기업들은 사모펀드에 회사를 넘기거나 청산 절차를 밟는 곳이 적지 않다”고 걱정했다. 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할증과세라고 지적할 만큼 현행 상속세에 대한 사회적 문제 의식은 아주 오래됐다”며 “정치적 편익, 이념적인 관성을 탈피해 상속세와 관련 제도의 현실을 면밀히 분석, 경제·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방향으로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의 상속·증여세 제도를 벤치마킹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기업을 상속한 자녀가 세금 대신 회사 지분을 물납했을 때 10년 안에 이 지분을 다시 사올 수 있는 제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정부가 이런 옵션을 기업인에게 주면 경영권을 물려받은 기업인은 지분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 기업을 더 열심히 키운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는 논리로 세상을 보면 나라가 망한다”며 “경제는 파이를 나누기보다 키우는 방향으로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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