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정보 비대칭 극심한 부동산 시장, 레거시·비효율 바꿔보고 싶어요"
중개 아닌 '고객'에 초점… AI 적용 맞춤 부동산 1분만에 추천
작년 '효율성'에 공감한 의뢰기업 12만명… 1년새 42.7% 늘어
부지확보부터 리모델링까지 주도… '완성형 오피스' 사업 확대
"부동산 시장은 정보의 비대칭이 심하고, 레거시(기존 질서)가 확고한 곳이었습니다. 누군가는 더 이상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없다고 말했지만, 저희는 이 시장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과 비전이 있었습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에 기술을 더해 만들어진 새로운 단어다. 프롭테크라는 단어가 나온 지도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프롭테크는 부동산 중개 어플과 같은 말처럼 쓰일 정도로 의미가 제한돼 있다. 스매치코퍼레이션(스매치)은 부동산 중개가 아닌 '고객'에 초점을 맞췄다. 스매치가 가진 부동산 정보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해 고객이 원하는 부동산을 1분만에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2021년 4월 서비스 시작 이후 누적 고객사 8500여곳, 누적 계약면적 63만여㎡ 등 급격하게 성장 중이다. 지난해에는 오피스 '포티에 서초'를 오픈하며 부동산 개발에도 나섰다. 사무실 중개뿐 아니라 인테리어와 관리 등 오피스 관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중현(34·사진) 스매치 최고디자인책임자(CDO·이사)는 네이버 브랜드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 다양한 스타트업의 대표들을 만나며 대기업에서 할 수 없는 여러 업무들을 직접 경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갖춰진게 많은 큰 스타트업은 매력이 없었어요. 브랜드라는게 업의 본질을 곱해서 나온 결과물인데, 이 업의 본질에 조금 더 관여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네이버에서 나온 조 이사는 교육 관련 플랫폼인 탈잉과 법률회사 로앤컴퍼니의 디자인 총괄을 맡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법률 시장이 부동산 시장과 비슷해요. 그곳도 엄청난 비대칭 시장이거든요. 나에게 어떤 법률 문제가 있는지, 어떤 위험에 처했는지 유저들은 잘 모르고, 그것들을 얼마나 친절하게 설명하느냐가 법률 사업의 본질이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부동산 시장도 법률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여기 와서 깨달았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이 극심한 부동산 시장에서 고객에게 얼마나 친절하게 정보를 전달하느냐가 부동산 시장의 본질인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그는 스매치 김익정 대표가 가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비전에 공감을 했다고 한다. "레거시가 확고한 이 시장에서 우리만의 방법으로 크랙(균열)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유의미한 임팩트를 낼 수 있다며 설득하셨어요. '이거 한번 해보자' 이런 이글거리는 눈빛에 이끌려 이곳으로 왔습니다."
스매치는 업무 공간을 찾는 사용자에게 사무실을 중개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전통적인 업무에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서울에 매물로 나와 있는 사무실의 데이터를 알고리즘이나 머신러닝을 통해 수집하고, 이를 업종과 규모 등에 맞춰 자동으로 추천한다.
"예를 들어 IT에 적합한 매물을 추천할 때 사용자가 서버실을 원할 수도 있고, 비슷한 업종이 집중돼 있는 위치를 선호할 수 있잖아요. 반대로 사무실을 내놓은 임대인이 원하는 임차인 조건도 있을 수 있고요. 양측이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저희의 일입니다."
스매치는 사무실뿐 아니라 빌딩 전체를 통매각하는 '빌디' 서비스도 제공한다. 조 이사는 "건물 매매 시장도 굉장히 비대칭적"이라며 "직접 찾아가서 건물을 살펴도 건물주는 만나기 조차 어려워 소비자가 학습을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을 가도 중개사별로 확보한 매물이 모두 달라 매번 다른 중개사에게 리스트를 받고, 여길 또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스매치의 비전은 이런 비효율을 없애줄 수 있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직접 오피스 브랜드를 개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선보인 '포티에 서초'는 공간 마련부터 리모델링 공사, 임차인 확보까지 모두 스매치가 주도했다. 스매치는 이런 '완성형 오피스'를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세가 명확하지 않은 빌딩의 '적정 가격'도 고객에게 제공한다. 스매치가 개발한 알고리즘과 가지고 있는 데이터 근거를 바탕으로 빌딩 시세를 매긴다. 강남 지역의 경우 시세 정확도가 96% 수준에 달한다.
스매치는 확보한 데이터를 가공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서 플랫폼으로 만드는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조 이사는 "플랫폼이나 시스템을 만들어 프리랜서나 다른 중개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1년 서비스 론칭 이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건 스매치가 지향하는 '효율성'에 공감하는 사용자가 많다는 의미"라며 "작년 기준 스매치에 의뢰를 맡긴 기업 규모만 12만명으로 전년 대비 42.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성장을 바탕으로 올해 100억원 이상의 투자 유치도 계획하고 있다"며 "상업용 데이터의 개발과 인력 확충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목표로는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꼽았다. 조 이사는 "브랜드 자체의 압도적인 인지도와 각인도를 만들고 싶어요. 조직이 젊고 기술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데 이런 강점을 활용해 부동산 산업과 시장을 혁신했다는 메시지를 만들어 내겠다"고 전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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