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 '토요 사장단 회의' 20년 만에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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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수뇌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토요일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토요 사장단 회의'가 20년 만에 부활한다.
SK그룹 최고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소속 임원들은 매달 두 차례 금요일에 쉴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 반납하기로 했다.
SK그룹은 2004년 7월 주 5일 근로 제도 시행 이후 토요일 사장단 회의를 사실상 폐지했다.
수펙스 소속 임원들도 사장단 회의가 열리는 토요일에 함께 출근해 회의 진행을 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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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실적부진에 위기감 팽배
계열사 사장들 月2회 전략논의
임원들 격주 금요 휴무도 반납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촉각
최태원 "거문고줄 다시 팽팽하게"
SK그룹 수뇌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토요일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토요 사장단 회의’가 20년 만에 부활한다. SK그룹 최고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소속 임원들은 매달 두 차례 금요일에 쉴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 반납하기로 했다. 실적 부진에 빠진 SK그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최창원 수펙스 의장(사진)이 지난달 사령탑을 맡으면서 생긴 변화들이다. “성과를 내려면 ‘일하는 분위기’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최 의장과 주요 사장단의 뜻이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다.
“사장·임원부터 뛰자”
23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그동안 한 달에 한 번 평일에 개최하던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를 2주 간격으로 토요일에 열기로 했다. 이 회의엔 최 의장을 중심으로 SK㈜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핵심 계열사 사장이 모두 참석해 그룹 경영 전반을 논의한다. SK그룹은 2004년 7월 주 5일 근로 제도 시행 이후 토요일 사장단 회의를 사실상 폐지했다. SK그룹 관계자는 “24년 만에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한 건 그만큼 경영진 사이에 위기감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 횟수도 처음으로 월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이와 함께 주요 업무를 맡고 있는 임원들의 대면 보고도 대폭 확대했다. 수펙스 관계자는 “갈수록 악화하는 국내외 시장 상황을 이겨낼 묘수를 CEO 간 협의를 통해 끌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펙스 소속 임원들도 사장단 회의가 열리는 토요일에 함께 출근해 회의 진행을 돕기로 했다.
수펙스 임원들은 월 2회인 금요일 휴무 제도를 자율 운영하기로 했다. 사실상 금요 휴무제 대상에서 빠지겠다는 얘기다. 수펙스는 2주 동안 근무시간 80시간(주 40시간)을 다 채우면 격주 금요일마다 쉴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선 수펙스에서 시작한 금요 휴무제 금지가 SK 계열사 전체 임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 관계자는 “일반 직원들은 지금처럼 유연근무제를 유지할 계획”이라며 “단체협약에 유연근무제를 명시한 계열사들도 있는 만큼 쉽게 제도를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솔선수범에 나선 최창원
업계에선 최 의장과 주요 사장단이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한 건 주요 사업의 경영 여건 악화 속에 느슨해진 조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상징적인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최 의장은 1994년 그룹 경영기획실에 입사한 이후 지금까지 약 30년간 SK그룹에 몸담고 있다. 기획·재무 전문가로, 신규 사업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투자 실패 등이 이어지자 더 이상 ‘일하기 좋은 회사’로만 남아선 안 된다는 인식이 경영진 사이에 퍼진 측면도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신년사에서 “느슨해진 거문고 줄을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자”며 언급한 ‘해현경장(解弦更張)’ 경영을 주문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 의장이 큰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도 사업 재편과 전환 과제를 잘 완수한 전문가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내 분위기도 확 달라질 전망이다. SK그룹은 임직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가장 잘 보장해주는 대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수펙스의 경우 2019년 2월 주요 대기업 가운데 금요일 휴식을 보장하는 유연근무제를 가장 먼저 도입하기도 했다. SK㈜와 SK텔레콤, SK하이닉스 역시 수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경영진이 느끼는 위기 의식을 직원들에게 솔선수범해 보여준 측면이 있다”며 “추가적인 경영 쇄신 방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김형규/정지은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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