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아우슈비츠 찾았지만 … 反유대 논란 끝내 사과 안해

"X엔 반유대주의 게시물 적어"
틱톡 등이 더 유해하다고 주장

22일(현지시간)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찾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왼쪽)가 아들을 목말 태운 채 메나헴 마골린 유럽유대인협회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가 "(다른 SNS보다) X에 반유대주의 콘텐츠가 오히려 더 적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X에 올라온 반유대주의 게시물에 지지를 표명해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머스크는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열린 유럽유대인협회(EJA) 토론회에 참석해 "외부 감사 결과 다른 SNS와 비교했을 때 X에 반유대주의콘텐츠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에는 X보다 반유대주의 게시물이 5배 많았다"면서 X를 적극 옹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반유대주의에 대해 '사과'는 하지 않고 '부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머스크는 이날 토론회에 앞서 크라쿠프 인근 오시비엥침에 있는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수용소를 비공개 방문했다. 그는 세 살짜리 아들을 목말을 태우고 곳곳을 관람한 뒤, 추모 촛불을 켜고 대량 학살이 발생한 '죽음의 벽'에 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토론회에서 아우슈비츠 학살을 언급하며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슬프고 비극적이다. SNS가 있었다면 이를 숨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머스크 본인이 자초한 반유대주의 논란을 수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반유대주의 음모론을 담은 X 게시물에 "당신은 실체적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댓글을 달아 유대인 사회는 물론 미국 사회 전역에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백악관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강하게 비난했고, 머스크는 이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이후 비영리 유대인 단체인 '반(反)명예훼손연맹(ADL)'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이후 X에 반유대주의 게시물이 900% 늘었다고 주장했다. 설상가상으로 미디어 감시 단체 미디어매터스가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하는 여러 X 계정에서 IBM, 애플 등 주요 기업의 광고가 노출됐다'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한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