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LG 유망주에서 ‘포스트 이정후’로…급기야 연봉 100% 인상, 23세 좌타자 ‘인생 역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 트윈스에서 빛을 볼 틈이 없어서 안타까운 유망주였다. 그러나 키움 히어로즈로 옮겨 주전을 꿰찬 뒤 연봉 100% 인상을 받았다. ‘인생 역전’이 따로 없다.
키움은 22일 선수단 연봉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8년차 최고연봉 신기록을 세운 김혜성(25, 6억5000만원)이 단연 눈에 띄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김혜성보다 더 높은 인상률을 기록한 선수가 있다. 최원태(27, LG 트윈스) 트레이드 당시 반대급부로 얻은 왼손 외야수 이주형(23)이다.
이주형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2라운드 13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부터 야수들 중에선 실링이 가장 높은 특급 유망주로 분류됐다. 컨택 좋고, 발 빠르고, 힘이 붙으면 장타도 가능하겠다는 기대감을 안긴 타자였다.
군 복무 전후로 내야수로 보낸 시간이 있었지만, 키움은 트레이드 하자마자 이주형을 붙박이 중견수로 썼다. LG 역시 이주형을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기회를 주려고 했지만, 워낙 내, 외야 뎁스가 탄탄해 마땅히 자리가 없었다.
최원태 빅딜은 이주형에게도 기회였다. 이주형은 키움에서 꾸준히 중견수로 나가면서 남다른 야구재능을 발휘했다. 69경기서 215타수 70안타 타율 0.326 6홈런 36타점 3도루 32득점 OPS 0.897 득점권타율 0.339를 마크했다.
제2의 이정후라는 찬사를 받았고, 실제 키움은 이주형을 내야의 김휘집, 포수 김동헌과 함께 새로운 젊은 간판타자로 키울 작정이다. 꾸준히 기회를 줘보니 컨택 좋고, 외야 수비 역시 준수하다고 판단한 상태다.
물론 올해 144경기 풀타임을 해봐야 ‘진짜 실링’을 판단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키움은 내부적으로 기대가 많다. 사실 시즌 막판 허벅지가 좋지 않아 지명타자로 나간 날이 많았다. 부상 투혼이란 말은 구시대적이고 있으면 안 될 일이다. 하지만, 키움 사람들은 내심 이주형의 투지와 근성에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연봉 100% 인상은, 이주형의 미래 가치와 기대치가 모두 투영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 물론 3300만원에서 6600만원으로의 인상이긴 해도, 앞으로 보여줄 게 많은 이주형이기에 충분히 고무적인 변화다. 이제 이주형은 키움에서 애버리지를 만들어가는 과제만 남았다. 이정후는 그렇게 쉽게 다시 나올 선수는 아니다.
한편으로 이주형이 키움으로 오지 않았다면 연봉 100% 인상이 가능했을까. LG가 2023시즌에 우승에 도전할 상황이 되지 못했다면 또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가보지 않은 길은 알 수 없지만, 이주형의 작년 여름과 이번 겨울 행보는 ‘인생 역전’이란 말이 딱 맞아떨어진다.
이주형이 LG에 있었다면, 키움처럼 당장 전폭적 기회는 절대 못 받았을 것이다. LG는 2023시즌 29년만에 통합우승을 했지만, 올해도 작년과 상황은 똑같다. 이제 통합 2연패를 향해 달린다. 전력구성상 윈-나우로 달려야 하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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