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A조 순위표에 멘붕 온 기자들[박효재의 도하 메일]
“2무 1패로도 16강에 갈 수 있겠네. 기사 다 엎어야겠어요.”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이 열린 22일 밤, 현지 취재 기자들의 소셜미디어 단체 채팅방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A조에 속한 중국이 한 골도 넣지 못하고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데다가, 레바논과 타지키스탄 간 경기에서 계속 골이 나오면서 몇 분 사이에도 순위표가 널뛰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중국이 조별리그 전체 무득점에 개최국 카타르에 최종전에서 지고도 16강 진출 가능성이 살아나면서 이후 토너먼트 진출의 복잡한 경우의 수까지 생각해야만 했다.
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월드컵과 달리 승점이 동률이면 전체 골 득실 대신 승자 승을 먼저 따지는 등 순위 규정이 다소 낯설다. 아시아축구연맹(AFC) 로컬룰에 따라 승자 승에서도 순위가 가려지지 않을 때 조별 전체 골 득실을 따지게 된다. 여기서도 동률이면 다득점을 따지고, 이후에는 옐로카드 등 반칙 횟수를 계산해 매긴 페어플레이 점수, 추첨 등에 따라 16강 진출 팀의 윤곽이 가려지게 된다.
규정도 낯선 데다가 레바논과 타지키스탄이 후반 추가 시간까지 골을 주고받으면서 몇 분 사이에도 순위가 요동치면서 혼란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자신이 생각한 순위가 맞는 건지, 특정 기준에 따라 이렇게 순위를 매기는 게 맞는 건지 확인하는 대화들로 채팅방이 가득 찼다.
앞선 조별리그 2경기 연승으로 조 1위를 확정한 카타르의 순위는 변동이 없는 가운데 레바논, 중국, 타지키스탄의 순위가 계속 바뀌었다. 레바논이 1-0으로 앞서 나갈 때까지만 해도 레바논 2위, 중국 3위, 타지키스탄 4위였다. 이후 타지키스탄이 1-1 동점에 성공하면서 카타르에 0-1로 뒤지고 있던 중국이 꼴찌로 내려앉았다. 이대로라면 중국의 16강 진출은 물 건너 가는 셈이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타지키스탄이 역전 골을 넣으면서 중국이 다시 3위로 올라섰다. 잠시 2위를 달렸던 레바논이 꼴찌로 내려앉았고, 한 골도 넣지 못한 중국은 1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살렸다. 혼돈의 밤을 지나 중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따져봐야 하는 기자들의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하다.
도하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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