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몰아친 제주' 항공편 무더기 결항…사고도 속출
제주에 강풍·강추위가 몰아닥쳐 많은 눈이 내리면서 하늘길과 바닷길이 끊기고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현재 제주도 산지·중산간에 대설경보, 그 외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제주도 육상 전역에는 강풍주의보, 해상에는 풍랑경보 또는 주의보가 각각 내려진 상태입니다.
지난 21일부터 오늘(23일) 오후 4시까지 내려 쌓인 눈(신적설) 현황을 보면 한라산에는 사제비 34.4㎝, 어리목 33㎝, 삼각봉 23.2㎝ 등의 눈이 쌓였습니다.
그 외 지역은 한라생태숲 16.4㎝, 산천단 9.3㎝, 가시리 8.9㎝, 한남 6.5㎝, 유수암 5.9㎝, 표선 5.3㎝, 송당 4.6㎝, 중문 3.8㎝, 성산 3.2㎝, 안덕화순 3.1㎝, 한림 1.4㎝, 제주 1.7㎝ 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오후 4시 기준 일 최대순간풍속이 고산 초속 29.8m, 우도 23.8m, 가파도 22.8m, 김녕 22.7m, 구좌 21.9m, 제주 20.7m, 제주공항 20.4m 등을 기록했습니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강풍·급변풍·대설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항공편 결항이 속출했습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오늘 오후 4시 기준 제주 출발·도착 국내선 항공편 405편(출발 202, 도착 203)과 국제선 항공편 18편(출발 9, 도착 9) 등 총 423편이 결항하거나 사전 비운항 처리됐습니다.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각 항공사가 속속 결항을 결정해 오늘 오후 3시 이후 국내선 항공편은 전편 결항했습니다.
제주공항에서는 애초 오늘 총 453편(국내선 419, 국제선 34)이 운항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실제 운항한 건 26편(국내선 14, 국제선 12)뿐입니다.
항공업계는 제주에서 출발하는 예약 승객 기준으로 2만 명의 발이 묶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해상의 강풍과 풍랑으로 바닷길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한국 해양교통안전공단 제주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8개 항로 여객선 10척 중 4개 항로 4척이 결항했습니다.
도로 사정도 좋지 않습니다.
오후 4시 현재 1100도로, 516도로, 비자림로는 대·소형차량 모두 통행이 통제됐으며 제1산록도로와 명림로는 소형 차량 통행이 통제되고, 대형 차량도 월동장구를 갖춰야 지날 수 있습니다.
첨단로는 대·소형차량 모두, 남조로와 제2산록도로는 소형 차량의 경우 월동장구를 갖춰야 하며 그 외 시내 주요 도로에서도 소형 차량은 월동장구가 필요합니다.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오늘 오전 5시 33분쯤 제주시 노형동에서 거리를 걷던 시민이 미끄러지는 등 어제부터 이틀간 7명이 낙상사고를 당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오전 8시 52분쯤 제주시 조천읍 일주동로 인근 눈 쌓인 골목길에 고립됐던 차량 운전자가 구조됐고, 비슷한 시각 제주시 용담동 한 도로에서는 차 대 차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해 80대 탑승자 1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어제 오후에는 제주시 한경면 한 횡단보도 신호등이 흔들리고 화북일동에 있는 한 건물 외벽이 떨어져 안전조치가 이뤄지는 등 오늘 오후 3시까지 구급·안전조치 20건이 이뤄졌습니다.
기상청은 서해상에서 발달하는 눈구름대 영향으로 내일 오전까지 제주에 강하고 많은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으며, 내일 낮부터 모레 오전까지는 비 또는 눈(중산간 이상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습니다.
예상 적설량은 25일까지 산지 10∼30㎝(많은 곳 40㎝ 이상), 중산간·동부 5∼15㎝(많은 곳 20㎝ 이상)며 해안은 24일까지 3∼8㎝입니다.
기상청은 특히 이미 제주에 많은 눈이 내려 쌓인 가운데 오늘 오후부터 내일 새벽 사이 매우 강하고 많은 눈이 내리겠으니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붕괴와 차량 고립 등의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눈이 쌓이거나 내린 눈이 얼어 도로가 매우 미끄럽겠고, 눈이 강하게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는 곳이 있겠으니 교통안전과 보행자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제주도 소방안전본부 제공, 연합뉴스)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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