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보기는 편한데…“그래서 보험료 싼 곳은 어디?”
3%대 중개수수료 PM요율에 반영…“CM 고객 편의 제공해야”
실손보험, 펫보험 등도 연내 추가…수수료 귀추 주목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최근 금융당국 주도로 추진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개시됐다. 소비자들은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보험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가입까지 할 수 있게 됐다.
해당 서비스는 손쉽게 보험료를 확인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온라인 보험상품(CM)과 플랫폼 보험상품(PM)의 가격이 달라 오히려 소비자들이 온라인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빅4' 손보사 자동차보험, 온라인이 더 저렴
지난 19일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됐다. 해당 서비스는 11개 핀테크사의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회사의 온라인 보험상품(CM)을 비교해주고 소비자에게 적합한 보험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보험상품이 정보 비대칭성이 높아 서비스 효용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당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상품을 플랫폼에 비교·추천하는 정책의 보험 업계 버전으로 볼 수 있다. 현재로선 자동차보험과 용종보험(용종 진단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 대상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서비스 시행 이후 플랫폼을 통해 간단한 인증만으로 여러 보험 상품의 보험료를 산출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가입하는 CM 상품과 플랫폼에서 가입하는 PM 상품 가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31세 남성, 중형차, 30세 특약, 1인 운전, 전담보가입 조건 기준으로 빅4(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손해보험사의 CM 보험료가 PM 보험료보다 4만원 가까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빅4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CM 보험료가 118만6940원인데 비해 PM 가격은 122만6580원으로 3만9640원의 차이를 보였다. KB손보(3만8110원), 삼성화재(3만7570원), DB손보(3만6970원) 역시 CM 보험료가 더 저렴했다. 특약 등에 따라 보험료 가격 차이는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들 보험사의 자동차보험을 알아보는 소비자들은 플랫폼에서 가격을 비교한 뒤 온라인 채널을 통해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가격 면에서 유리하다. 반면 빅4를 제외한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등 6개 사의 플랫폼 가입 보험료는 CM에서와 동일해, 둘 중 편리한 경로를 선택하면 된다.
이처럼 빅4 손보사의 PM 보험료가 CM 보험료보다 더 비싼 이유는 보험사가 플랫폼 중개수수료를 반영한 PM요율을 따로 책정하기 때문이다. 네이버페이, 카카오, 토스 등 7곳의 플랫폼에 입점한 10개 손보사들은 플랫폼에 중개수수료(3~3.5%)를 지급하고 있다.
빅4 손보사의 수수료율이 3%로 가장 낮게 결정된 가운데, 나머지 6개 손보사는 3.3~3.5%의 수수료를 낸다. 빅4 손보사들은 이 3%의 수수료를 보험료에 반영하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배달 플랫폼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배달료와 수수료 등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이 발생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통상 보험사들은 대면, 텔레마케팅(TM), CM 등 3개의 채널에서 각기 다른 요율을 적용해 보험료를 책정한다. 여기에 비교 서비스 출시에 따라 플랫폼 판매 채널(TM)이 추가되자 각 보험사별 사업 상황과 비용 등 전략에 맞춰 각기 다른 요율을 적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플랫폼 가입자의 보험료를 CM 요율과 동일하게 책정해 사업을 지속하려면 CM 요율도 같이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CM 판매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은 고객들에게 최대한의 편익을 제공하기 위해 PM 요율을 따로 책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내 실손·여행자보험 등 추가 입점…수수료는?
핀테크사와 보험사, 금융당국은 서비스 논의 초기부터 수수료를 두고 줄다리기를 해온 바 있다. 지난해 4월 금융당국이 수수료 한도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보험사와 플랫폼 업계는 자동차보험의 중개수수료를 4%대에 두기로 합의했다. 플랫폼이 보험사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이 2%대 중개 수수료율을 제안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보험업계가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3% 가량 인하하기로 결정하자 상생금융 효과를 체감하려면 플랫폼 중개수수료도 낮춰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핀테크 업계가 크게 반발하며 이달 초까지도 논의를 이어온 끝에 3%대 수수료로 합의가 마무리 됐다.
금융당국은 이번 자동차보험과 용종보험을 시작으로, 실손보험, 저축성보험, 여행자보험, 펫보험, 신용보험 등 다양한 보험상품을 서비스에 연내 포함할 방침이라 수수료 논의는 지속될 전망이다. 당국은 서비스 운영기간 동안 서비스 이용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모집시장 영향, 소비자 보호 및 공정경쟁 영향 등 운영경과를 충분히 분석해 제도 개선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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