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한국은 웹툰 종주국···넷플릭스 같은 플랫폼 만들 것"

■ 문체부 '만화·웹툰산업 발전 방향' 발표
2027년까지 예산 1000억 지원
만화진흥위·국제시상식 신설도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23일 ‘만화·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서울경제]

“웹툰은 콘텐츠 분야에서 유일하게 우리가 글로벌 플랫폼 자리를 선점하고 있어요. 종주국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3일 서울 종로구 아트코리아랩에서 ‘만화·웹툰 산업 발전 방향’을 직접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장관 취임 후 지난해 11월 영상산업에 이어 콘텐츠 분야에서 두 번째로 내놓은 정책이다.

기존 만화·웹툰 시장은 부천 소재의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나 부천국제만화축제 등 지역 단위로 운영된 한계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는 이를 중앙정부가 직접 운용하는 산업 시스템 아래서 지원을 강화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를 위해 현재 200억 원대에 불과한 연간 지원예산을 크게 늘려 2027년까지 1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날 유 장관은 “웹툰은 팝(가요)와 드라마, 게임에 이어 K컬처의 차세대 주자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체부는 2027년까지 만화·웹툰 산업 규모를 4조원, 수출 규모를 2억 5000만 달러(약 3340억 원)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2022년 기준 만화·웹툰 산업 규모는 2조 6000억 원, 수출 규모는 1억 700만 달러였다. 이를 위해 K만화·웹툰의 세계 시장 선도, 혁신적 미래 성장 기반 마련, 선순환 생태계 구축 등 세 가지 전략으로 나눠 과제를 추진한다.

먼저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자 넷플릭스와 같은 세계적인 플랫폼과 기업·작품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고 설명했다. 웹툰은 한국이 종주국으로서 유일하게 네이버웹툰, 픽코마 등 세계적인 플랫폼을 보유한 분야다. 내년부터 우리 기업이 진출하려는 해외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진출 시 컨설팅을 제공하는 신규 사업을 추진한다.

웹툰 종주국 위상을 강화하고자 올해 가을 만화·웹툰계 대표 축제도 개최한다. 또 ‘국제 만화·웹툰 시상식’(가칭)을 열어 장차 만화·웹툰계의 칸영화제와 같은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미래 성장기반 확보를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지원 조직도 강화한다. 창작·산업 인력을 위해 2027년까지 ‘만화·웹툰 인재 아카데미’(가칭) 설립을, 내년에는 웹툰에 특화된 번역가를 양성하는 ‘번역 지원센터’(가칭) 설립을 각각 추진한다.

또한 내년 문체부 내 대중문화산업과를 만화웹툰산업과로 개편하고, 올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만화웹툰산업팀을 신설해 지원 조직을 보강한다. 창작자·업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만화진흥위원회’도 오는 3월 안에 발족한다. 아울러 2012년 제정된 ‘만화진흥법’을 ‘만화·웹툰 산업 진흥법’으로 전면 개정해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유 장관은 “이번에 발표한 전략과 추진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하도록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