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고 불편한 난치병…‘역류성 식도염’이란? [Q&A]
김주석 교수 “가슴통증‧마른기침‧구취도 위산역류의 증상일 수도”
기름진 식사와 바쁜 업무에 따른 과식‧폭식‧야식 등 현대인의 불규칙한 식습관 증가로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늘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역류성 식도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0% 이상 증가했으며, 우리 주위에서도 타는 듯한 속쓰림을 호소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김주석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목이 쓰리고 지속적인 이물감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외에도 가슴통증‧마른기침‧구취나 지나치게 빈번한 트림도 위산이 역류해서 생긴 증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주석 교수와의 문답을 통해 역류성 식도염을 자세히 살펴본다.
Q.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은?
A. 역류성 식도염(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GERD)은 위산이나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난치성 질환을 뜻한다. 주된 원인은 ▲하부식도괄약근 기능저하 ▲위산과다 등이다.
일반인은 위와 식도의 경계 부위가 닫혀 있어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않는다. 그러나 잘못된 식습관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이 부위의 조절기능이 약해지면 음식물이나 역류된 위산이 식도에 오래 남아 있으면서 조직에 직접적인 부상(화학적 화상)과 염증반응을 발생시킨다.
역류가 지속되면 만성적으로 이어져 불편감과 함께 식도염이 생긴다.
Q.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잘 발생한다?
A. 흔히 역류성 식도염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발병한다고 알려졌다. 음주와 흡연 등 위식도 역류질환을 일으키는 습관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다만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많았다.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증상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병원을 더 많이 방문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남녀 상관없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남성‧여성 모두 조심할 필요가 있다.
Q. 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나?
A. 오랜 기간 위산 역류로 식도의 상피세포가 변형돼 ‘바렛 식도’라는 병변으로 전환될 수 있는데, 바렛 식도가 이형성 단계(정상세포와 종양세포의 중간단계)를 거쳐 식도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다.
동양에서는 바렛 식도의 유병률이 서양에서처럼 높지 않다. 따라서 너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지만, 그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은 알아둬야 한다. 또 아주 드물긴 하지만 심한 식도염이 수년간 지속되면 식도암이 발생하기도 한다.
Q. 완치가 가능할까?
A. 궁극적으로 완벽한 완치는 어렵다. 식도 기능이나 모양을 근원적으로 정상으로 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류성 식도염은 지속적인 관리를 해줘야 한다. 유지치료를 적절하게 하는 것이 증상의 재발을 막는 중요한 치료가 된다. 또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과 적절한 약물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다만 약물요법에 한계를 느끼고 불편함을 자주 호소할 경우 수술요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 하부식도괄약근을 다시 조이는 항역류 수술로, 역류를 근본적으로 방지하는 것이다. 위와 식도의 경계를 근처 위 조직으로 둘러 감싸줘 느슨해진 식도근육을 다시 조이는 방식이다. 위 내용물의 역류 자체를 방지하기 때문에 위‧식도 역류를 차단하는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해진다.
Q. 역류성 식도염, 예방과 완화를 위해선?
A. 역류성 식도염은 서구식 식문화와 잘못된 생활습관이 주된 원인이다. 때문에 이러한 점들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병을 예방할 수 있다.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 ▲커피 ▲술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복부에 압박이 느껴질 정도로 과체중이라면 다이어트를 권한다.
또 식도 점막을 자극하는 신 과일주스나 탄산음료 역시 피하는 게 좋다. 식사 후 바로 눕는 행동은 삼가야 하고, 만약 누워 있을 때 역류가 일어난다면 상체를 높게 하거나 왼쪽으로 누우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속쓰림‧가슴통증‧목이물감 등과 같은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주기적인 위 검사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무엇보다도 잘못된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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