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수도권 교통카드 혼선 막고 효율성 제고, 통합 적극 검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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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와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인 서울, 경기, 인천이 올해 이름과 혜택이 각기 다른 대중교통 카드 발행에 나선다.
서울시는 오는 27일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에 들어가고, 국토부와 경기도는 오는 5월부터 각각 'K-패스'와 '더(The) 경기패스'를 시행한다.
곧 서울시를 시작으로 상반기 수도권에서 4개의 교통카드가 한꺼번에 출시되는 데 이어 관계 지자체들이 교통카드에 다양한 선택 사항을 추가하고 이용범위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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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국토교통부와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인 서울, 경기, 인천이 올해 이름과 혜택이 각기 다른 대중교통 카드 발행에 나선다. 서울시는 오는 27일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에 들어가고, 국토부와 경기도는 오는 5월부터 각각 'K-패스'와 '더(The) 경기패스'를 시행한다. 인천시도 오는 5월 시행을 목표로 '인천 I-패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들 4개 사업은 대중교통의 주 수요층인 직장인과 서민 가계의 교통비 부담을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는 한 달에 6만2천원(따릉이 포함시 6만5천원)을 내면 시내버스나 서울 시내 지하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더경기패스와 인천 I-패스는 모두 K-패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각 지역민에게 추가 혜택을 얹어주는 방식으로 설계됐다고 한다.
할인형 대중교통 카드 발행은 고물가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카드 사업 주체가 제각각이고 카드 이용 방법도 지역마다 다르다니 적잖은 혼란을 주지 않을까 벌써 우려된다. 국토부와 수도권 광역단체장 3명이 지난 22일 합동 언론 설명회를 열어 사전 사업 안내에 나섰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 간 연동성이 떨어지는 게 가장 문제라고 한다. 경기·인천 패스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에서만 쓸 수 있다. 하나의 생활권인 수도권 교통 체계를 무시한 행정 편의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리말과 거리가 먼 카드 이름도 혼선을 부추긴다. 카드 이름에 '동행', '더'라는 특정 정당과 단체장 공약을 연상시키는 것도 논란거리다.
합동 언론 설명회에서 국토부 박상우 장관은 "대중교통 이용은 개인별로 패턴이 있어 하나의 방식보다는 다양한 선택지를 드리는 게 좋다"고 말하면서 수도권 광역단체 3곳의 생각도 국토부와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중교통 같은 공공서비스는 수요·공급이라는 단순한 경제 논리로 접근해선 안 될 문제다. 요금 못지않게 이용자의 접근성 등 편의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공복지를 추구하는 공공기관이라면 선택지를 열거하며 소개할 게 아니라 사전에 선택의 번거로움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마치 고객에게 여러 신용카드를 펼쳐놓고 '잘 따져보고 가입하라'는 식의 태도를 보여선 곤란하다.
곧 서울시를 시작으로 상반기 수도권에서 4개의 교통카드가 한꺼번에 출시되는 데 이어 관계 지자체들이 교통카드에 다양한 선택 사항을 추가하고 이용범위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광역단체장들이 이렇게까지 카드 발행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인가. 다음 지방선거나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교통카드를 홍보용 치적이나 정치 브랜드로 삼으려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나올 만하다. 정부의 거중조정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제라도 혼선을 막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교통카드 통합방안을 마련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대중교통 이용자의 편의를 최우선에 두고 최적의 방안을 궁리할 때다. 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수도권 광역단체장들을 한 데로 불러 모아 타협안을 짜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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