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에 100m 높이 ‘수중커튼’…사라지는 빙하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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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급격히 녹아 사라지는 극지방의 빙하를 보호하기 위해 '수중커튼'(해저커튼)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케임브리지대 기후복구센터의 숀 피츠제럴드 센터장은 수중커튼을 "온실가스 수치를 낮추는 동안 빙하를 보존하기 위한 고약 같은 것"으로 비유했다.
무어 교수는 수심 600m에 100m 높이 수중커튼을 80㎞ 길이로 설치하는데 400억~800억달러(53조~107조원)가 들고, 연간 유지보수 비용은 10억~2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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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급격히 녹아 사라지는 극지방의 빙하를 보호하기 위해 ‘수중커튼’(해저커튼)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빙하가 따뜻한 해류인 난류와 만나는 끝단 해저에 100m 높이의 천연섬유 등으로 만든 부유벽을 세워 난류를 차단하자는 것이다.
핀란드 라플란드대학의 빙하학자인 존 무어 교수가 지난해 12월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돌며 이런 구상을 전파하고 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최근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무어 교수의 아이디어를 지지해 관련 실험을 다음달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무어 교수의 수중커튼 설치 구상은 극지방의 빙하 소실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인식에서 비롯했다. 지난해 10월 영국 남극연구소의 발표를 보면, 인류가 지구의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데 성공한다고 해도 서남극 빙상은 20세기보다 3배 빠르게 계속 녹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남극 빙상이 다 녹으면 지구 해수면은 5.6m 높아진다. 북극의 그린란드 빙하 역시 시간당 평균 3천만t이 사라지고 있는데, 지금까지 사라진 양이 알려진 것보다 20% 많다는 미국 연구팀의 연구가 최근 보도되기도 했다. 케임브리지대 기후복구센터의 숀 피츠제럴드 센터장은 수중커튼을 “온실가스 수치를 낮추는 동안 빙하를 보존하기 위한 고약 같은 것”으로 비유했다.
하지만 수중커튼 설치를 놓고선 여러 논란이 제기된다. 당장 차단한 난류가 다른 해역으로 흘러들거나 영양분 흐름을 차단해 예상치 못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외부 자극에 취약한 극지 생태계에서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이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무어 교수는 수심 600m에 100m 높이 수중커튼을 80㎞ 길이로 설치하는데 400억~800억달러(53조~107조원)가 들고, 연간 유지보수 비용은 10억~2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1년 전 세계 선진국들의 기후위기 대처 재원 합계와 비슷한 규모의 금액이라는 게 네이처의 설명이다. 하지만 케임브리지대 기후복구센터 쪽에선 수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수면 상승 대처 비용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진경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빙권모델링 담당)은 이런 논란 속에서도 수중커튼 설치 실험이 주목받고 있는 것과 관련 “실현 가능성보단 기후변화에 따른 남극 상황의 심각함을 알리려는 취지에서 얘기되는 측면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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